“나는 어찌 살라고”… 목숨 앗아간 금성호 침몰 사고, 유가족 눈물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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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호 갑판장 60대 이 모 씨
시신 오후 6시 45분 부산 도착

10일 오후 7시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금성호 갑판장 이 모(64) 씨의 빈소가 마련 중이다. 양보원 기자 10일 오후 7시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금성호 갑판장 이 모(64) 씨의 빈소가 마련 중이다. 양보원 기자

“나는 어찌 살라고 가 버렸는지… 이렇게는 못 살아”

10일 오후 7시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금성호 갑판장 이 모(64) 씨의 빈소에는 비통함이 가득했다. 울음소리와 한숨 소리가 장례식장 복도에 가득 찼다. 영정사진을 마주한 아내는 단지 목 놓아 울 뿐이었다. 그렇게 유족들은 미처 전하지 못한 마지막 인사를 눈물로 대신했다.

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 12명 중 침몰 40여 시간 만에 처음 발견된 이 모 씨의 빈소가 부산 고신대학교 병원에 마련됐다. 이 씨는 금성호 희생자 중 부산 출신으로 확인된 첫 사망자다. 유족들은 한 순간 주검이 돼 돌아온 가족의 현실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6시 45분께 제주에서 비행기 편으로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빈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유족들은 모두 슬픔에 잠긴 채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다. 빈소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조차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황망한 마음으로 빈소에 도착한 아들 A 씨가 장례 관계자와 구체적인 장례 방식 등을 논의하는 동안 아내 B 씨는 친척들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로 올라갔다.

이 씨의 영정사진을 마주하자 유족들은 다시 크게 오열했다. 특히 아내 B 씨는 영정사진 앞에서도 한동안 이 씨를 떠나보내지 못했다. 장례식장에 있던 다른 가족들도 일제히 슬픔에 잠겨 침묵했다. 이 씨의 친척들은 묵념을 하거나 조용히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일부 유족들은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고, 영정사진 앞에서 한동안 자리를 지키는 유족도 있었다. 유족들은 손을 잡으며 서로를 다독였다.

몇몇 유족들은 착잡한 마음에 빈소 밖으로 나가 마음을 추스르려고 시도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하늘을 응시하며 담배를 태우거나 멍하니 앉아 땅바닥을 바라봤다.

한편 이 씨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께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약 22km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대형 선망 금성호에 타고 있다 사망했다. 9일 야간 수색에서 발견된 이 씨는 선체 주변 해저면 92m 지점에서 해군 원격조종수중로봇(ROV)에 의해 발견됐다.

장례식이 진행된 금성호 사망자 3명은 각각 통영, 거제, 부산 출신이다. 현재 해경은 실종자 수색에 주력하는 한편, 금성호의 정확한 침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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