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부전~강릉 고속철 시대 준비에 적극성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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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시대' 개막, 하루 생활권 실현
강원·경북 협력 모색, 균형발전 기회로


부산 동구 부산역 승강장에서 KTX 이용객들이 열차에 타기 위해 지나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동구 부산역 승강장에서 KTX 이용객들이 열차에 타기 위해 지나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올 연말 부산과 강원을 잇는 동해선 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된다. 동해선은 부산 부전역과 강원도 강릉역을 3시간 전후로 연결하는 쾌속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개통 초기에는 ITX-마음(최고 시속 150㎞) 열차가 부전역~강릉역을 3시간 40분에 달린다. 승객 수요에 따라 KTX-이음(최고 시속 260㎞)이 투입되면 부산과 강원을 2시간 30분에 잇게 돼 명실상부한 하루 생활권이 된다. 기존 서울역을 경유하거나 국도 7호선을 이용할 경우 하루를 길 위에서 보내야 했던 것에 비교하면 천지개벽인 셈이다. 앞으로 강릉~고성~제진 구간까지 개통되면 동해선은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로 뻗어 나간다. 그 시종점이 부산이다.

맑고 푸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열차는 그 자체가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다. 이미 부산에서는 폐선된 동해남부선 철길이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부전~울산 태화강 동해선 구간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이제 국토 교통망의 허리에 비견되는 동해안이 철길로 뚫리면서 물리적인 장벽은 무너졌다. 서로 ‘오지’나 다름없었던 부산과 경북, 강원은 서로의 관광 명소를 한달음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북 영덕, 울진과 강원도 삼척, 강릉 등에서는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관광 진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역이 설치된 울진군이 체류형 철도 여행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관광객 유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면 사람의 왕래가 느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물류도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큰 권역인 부산·울산과 경북·대구의 영남권이 강원권과 일일 생활권이 됐다는 점은 국토균형발전의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교통 편의성을 기반으로 한 공동 발전 모색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부전역~순천역 경전선까지 개통되면 부산이 결절점이 되어 남해안과 동해안 철길은 종횡무진 달리게 된다. 따라서 동해선 개통은 수도권 일극화에 맞서는 지역 권역 간 협력의 계기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신설 고속철도가 ‘철의 실크로드’가 되어 지역 간 교류와 협력 활성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부산에서는 올 연말 부전역~서울 청량리역 KTX 구간도 개통한다. 제2의 경부선 KTX가 개통하는 셈이다. 기존의 국내외 바닷길뿐만 아니라 새로운 하늘길인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이 의미하는 것은 부산의 경계 확장이다. 무한대의 접근성을 향해 나아가는 부산은 종국에 물리적인 경계가 없는 도시가 될 것이다. 부산의 미래상인 ‘글로벌 허브도시’가 지향하는 바다. 동해선이 완전 개통되면 부산 앞에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동해안 시대가 성큼 다가온다. 그간 소원했던 강원·경북 권역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수도권 일극화에 맞서 지역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부산에서 시작하고 끝을 내야 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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