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지만 강렬하다… 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 21일 개막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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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5일 영화의전당 등 개최
장·단편 50개 작품 관객 만나
지역 영화인 현실 짚는 자리도

영화 '밤의 유령' 스틸컷.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영화 '밤의 유령' 스틸컷.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부산독립영화제가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북구 무사이극장에서 열린다. 한국독립영화계의 의미 있는 인물을 소개하는 ‘딥포커스’ 섹션을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50편의 독립영화가 관객을 기다린다.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는 오는 21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닷새간 진행된다. 영화의전당과 무사이극장이 주요 무대다. 개막식 사회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기진우와 이정민이 맡았다. 두 배우는 부산의 독립영화 신작을 소개하는 ‘스펙트럼 부산-나우’ 섹션에서 상영되는 이하람 감독의 ‘뭐 그런 거지’의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싱어송라이터 권눈썹이 이날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이창우 감독의 ‘밤의 유령’이 선정됐다. ‘밤의 유령’은 부산에서 활동 중인 여성 대리운전 기사들의 바디캠 영상을 모아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언어폭력, 성차별 등에 노출된 여성 대리운전 기사들의 현실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부산독립영화협회는 “대리운전 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도 위 작은 점으로 표현되는 이들에게 존엄을 부여하는 귀한 시선을 가졌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 'Gavi' 스틸컷.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영화 'Gavi' 스틸컷.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올해 부산독립영화제에서는 총 50편의 장·단편 독립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경쟁부문인 ‘메이드 인 부산’ 섹션에는 총 72편(단편 67편, 장편 5편)의 영화가 출품돼 16편의 작품이 본선에 진출했다. ‘2024 부산 인터시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을 통해 제작된 김민근 감독의 ‘Gavi’를 포함해, 서한솔 감독의 ‘매직대디’, 이승화 감독의 ‘도시의 분홍색 그림자’ 등 부산독립영화협회의 제작지원 작이 경쟁부문에 다수 진출했다.

부산독립영화의 역사를 조명하는 '스펙트럼 부산-리와인드' 섹션은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유상곤 감독 특별전으로 꾸려진다. 유 감독은 1990년대 ‘표류’ ‘체온’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린 감독으로, 부산독립영화협회의 창립을 주도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와 함께 호흡한 영화인들이 모여 그를 기리는 리와인드 토크가 진행된다. 리와인드 토크에는 유 감독의 후배인 정성욱 촬영감독, 서용덕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이 참여한다.

‘포럼 인디크라시’ 섹션은 영화 상영과 강연이 결합된 섹션이다. 올해 포럼 인디크라시에서는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과 협업해 해외 실험영화 5편이 상영되고, 영화창작집단 탁주조합이 내놓은 신작 ‘어떤 물길’도 만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조은비 학예연구사가 강연자로 나서 ‘이미지의 가장자리(에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친다.

한국독립영화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낸 인물을 조명하는 ‘딥포커스’ 섹션의 주인공은 한국 여성주의 영화 감독 강유가람이 선정됐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그의 전작을 관람하고 감독과 직접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부산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영화감독인 박지선, 전찬영 감독이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영화산업의 위기 속에서 지역 영화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행사도 열린다. 오는 24일 오후 3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관에서는 집담회 ‘영화를 만드는 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해 신작을 발표했거나 신작을 준비 중인 노영미, 문창현, 장예림 감독이 참석해 부산독립영화 제작의 현실을 짚는다. 같은 날 오후 5시에 열리는 집담회 ‘영화제를 만드는 일’에서는 부산에서 중소규모 영화제를 준비하는 이들과 극장, 영화 공간을 운영하는 이들이 모여 지역 영화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산독립영화협회는 오는 25일 오후 7시에 열리는 폐막식에서 주요 부문 수상작을 발표한다.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심사단상을 동시에 거머쥔 ‘살이 살을 먹는다’(전소영 감독)의 나애진, 유영우 두 배우가 사회를 맡는다. 영화제 티켓 가격은 8000원으로 온라인 티켓 예매는 오는 21일 낮 12시부터 영화의전당 홈페이지, 네이버 예약 등을 통해 진행된다. 영화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부산독립영화협회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 포스터.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 포스터.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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