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시철도 도입 땐 공업탑로터리 더 엉킨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울산시 용역 중간 보고회서 예측
퇴근 차량 지체 159초 → 246초
평면교차로 전환 땐 173초 예상
시 “체증 완화 방안 다각적 검토”

울산 도시철도가 도입되면 상습 정체 구간인 남구 공업탑로터리의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는 중간 용역 결과가 나왔다. 공업탑로터리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도시철도가 도입되면 상습 정체 구간인 남구 공업탑로터리의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는 중간 용역 결과가 나왔다. 공업탑로터리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에 도시철도 1호선(트램)이 도입되면 지역 최대 교통혼잡지역인 공업탑로터리의 교통 체증이 더 가중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공업탑로터리를 평면교차로로 전환해도 지금보다 차량 지체도가 증가했다. 도시철도 도입으로 지역 교통 체증이 심화할 것이란 세간의 우려가 수치로 뒷받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시는 도시철도 운행의 관건이 도로 혼잡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2일 울산시가 진행 중인 ‘도시철도 1호선 건설 대비 사전 교통체계 효율화방안 수립 용역’ 중간 보고 자료를 보면 지역 교통요충지인 공업탑로터리 구간을 트램이 통과할 때 모든 접근로에 적색신호를 운영해야 해 차량 지체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지체도는 차량이 특정 구간을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은 2028년까지 동해선 태화강역에서 공업탑로터리를 거쳐 신복교차로까지 11.015km 구간의 차로 한 가운데에 수소전기 트램을 설치한다. 이에 시는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하기 위해 차로 폭을 3.5m에서 3.0m로 조정하고, 인도 폭도 소폭(0.3∼2.6m) 축소할 계획이다. 총예산 3499억 원짜리 사업이다.

용역 조사는 공업탑로터리의 퇴근 시간대(오후 6~7시) 1대당 차량 지체도를 토대로 트램 도입 시 회전형과 평면형일 때 차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기존 공업탑로터리의 차량 지체도는 대당 159.9초로 여기에 트램을 운행하면 246.2초로 크게 늘었다. 그나마 평면교차로로 바꿀 경우 차량 지체도가 173.8초로 줄어들지만 이 역시 트램 도입 전보다 13.9초 많았다.

이에 시는 트램 도입에 대비해 회전형 로터리를 평면교차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업탑로터리는 문수로·삼산로·봉월로·두왕로·수암로 등 울산 시내 5개 도로와 합류하는 지점이다.

평면교차로 전환을 전제로 트램을 도입할 경우 삼산로에서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의 대기시간은 220.1초로 기존(트램 도입 전 회전형교차로일 때) 134.3초보다 크게 늘었다. 문수로에서 들어오는 차는 대당 74.3초에서 119.9초로, 봉월로 쪽 차도 대당 126.3초에서 206.9초로 교차로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문수로에서 진입하는 차의 공업탑로터리 내 지체도가 현재 74.3초인데 트램 도입 시 지금처럼 회전형교차로일 때는 76.3초로 별반 차이가 없으나 평면교차로로 바꾸면 오히려 119.9초로 많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트램 도입 시 도심 내 상습 체증 지역인 문수로의 교통 혼잡이 가장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두왕로와 수암로에서 평면교차로일 때 들어오는 차만 지금보다 대기 시간이 줄었다. 기존 회전형교차로일 때는 트램 도입 시 5개 도로 모두 진입 차량의 지체도가 증가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트램을 도입하면 교통량이 일부 분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용역에서는 기존 교통량을 그대로 가져와 차량 지체도를 다소 높게 산출한 측면이 있다”며 “트램 도입 시 교통 체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용역은 올해 7월 착수해 내년 1월까지 수행한다.

한편 울산시는 공업탑로터리 평면교차로 전환과 관련해 산업화의 상징 공업탑 이전 또는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오는 5일 ‘2024 교통포럼’을 개최해 시민·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선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