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들 “순식간에 끝난 대통령 담화, 진심 못 느꼈다”
“구체적이지 않은 사과에 실망
퇴진 여부 등 향후 계획도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사과했지만, 부산 시민들은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7일 부산 시민들은 <부산일보> 취재진에게 담화에서 대통령의 진심은 없었다고 전했다. 자세한 설명 없이 짧게 끝난 대국민 담화에 실망했다는 입장이다. 성 모(59) 씨는 “사과를 하려면 자신이 어떻게 해서 계엄을 하게 됐고 뭐가 잘못됐는지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며 인사를 꾸벅 하고 끝났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퇴진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도 없이 당에 맡긴다고 하니 명확하지 않은 사과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모(28) 씨 역시 “대국민 담화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라이브 영상을 틀었는데 20초짜리 사과만 반복됐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저희 당과 함께 소통하겠다고 하는데, 야당과도 소통하며 국회 전체의 의견을 수용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아스러움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의아함을 드러냈다. 김정연(27) 씨는 “절박한 심정에 계엄을 했다고 하는데 현재 국민들의 심정이 더 절박하다”며 “너무 늦은 사과인데 이제와서 어떻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더 이상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모(41) 씨 역시 “사과나 반성보다는 자신이 절박했다는 얘기만 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면서 “당에 일임한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며 대국민 담화라기보다 대국민의힘 담화라는 생각이 들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