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격'이 다른 미용 봉사… 경력 20년 이상 '뷰벤저스' 떴다
동명대 미래융합대학 뷰티산업학과
태동숙 학장·김경연 학과장
부산 남구와 미용서비스 협약
취약계층 대상 최상급 서비스
교수, 프랜차이즈 원장 등 참여
"대학이 지역에 보탬 되게 할 것"
“내 평생 처음으로 드라이도 하고 네일도 받아봤다.” “예쁘게 한 거 아까워서 집에 우째 가겠노. 약속 잡을란다.” “내일이 손주 결혼식이라. 오늘 밤에 잘 때 세수도 안 할끼다.”
경력 20년 이상의 ‘미용 베테랑’들의 손놀림에 어르신들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지난달 15일 부산남구노인복지관에서 열린 미용 봉사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헤어 커트, 메이크업, 네일 케어 등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 나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봉사에 나선 이들은 동명대학교 미래융합대학 뷰티산업학과 교수와 재학생 24명이 뭉친 ‘뷰벤저스(뷰티+어벤저스)’ 팀이다. 동명대와 부산 남구청은 이날 ‘행복을 나누는 미용서비스 업무 협약’을 맺고 취약계층을 위한 지속적인 봉사를 약속했다.
뷰벤저스의 첫 봉사활동 이후 팀을 이끌고 있는 태동숙 미래융합대학 학장(뷰티산업학과 교수)과 김경연 뷰티산업학과 학과장을 만났다. 김 학과장은 “최상의 미용 서비스를 받기 힘든 취약계층을 위해 차별화된 봉사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 학과는 성인학습자들 대상이라 현직에 있는 분들이 많이 옵니다. 석박사 과정도 있어서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죠. 우리 학생들이 뭉치면 엄청난 미용 봉사를 할 수 있겠더라고요.”
동명대 뷰티산업학과에 현직 전문가들이 많은 이유는 졸업 학사가 ‘이학사’이기 때문이다. 졸업 후에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를 취득할 수 있다. 김 학과장은 “미용 쪽에 있는 사람들은 화장품을 매개로 서비스를 많이 하기 때문에 화장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학과에서 관련 지식과 기술을 더 쌓고 이학사를 받으면 본인의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태 학장은 “첫 봉사는 3시간 안에 70분의 어르신을 서비스해야 했기 때문에 프로 중에서도 프로를 선별했다”고 했다. 임미연 겸임교수이자 이가자 광복점 원장, 정선화 이경민드라포체 수영점 원장, 김현진 겸임교수이자 전 MAC 프로 팀장, 서은혜 메이크업포에버 브랜드 매니저 등이 함께했다. 팀을 이끄는 태 학장은 김희선, 송윤아, 정선경 등 연예인 메이크업과 헤어를 오래 담당한 스타일리스트였다. 김 학과장은 산업체 20년, 화장품 회사 연구원 경력 10년의 화장품 전문가다. “다들 일정을 맞추기 힘들 만큼 바쁜 분들이에요. 하루 매출도 포기하고 간 거죠. 봉사에 쓰인 미용용품들도 봉사자들이 각자 준비했습니다.”
김 학과장은 “한마디로 품격 있는 미용봉사였다”며 “사회가 길러낸 우리의 기술과 능력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게 뿌듯했다”고 말했다. 태 학장도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 있고 훈훈했다”고 보탰다.
뷰벤저스는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분기별로 봉사를 이어간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 결혼이주여성, 재소자 가정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내년 1월에는 장애인을 위한 봉사가 예정돼 있다. 김 학과장은 “헤어 분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팀원을 재정비할 것”이라며, “재학생 200명, 석박사 과정 40여 명, 교수진 15명이니 수요에 따라 팀을 다양하게 구성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태 학장은 “미용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봉사를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성인학습자를 위한 동명대 미래융합대학에는 뷰티산업학과, 한국어교육다문화학과, 복지경영학과, 선명상치유학과 등 6개 학과가 있어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죠.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학생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지역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할 생각이에요.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