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발 속도 경쟁 위협” 택배 3사 노조, 파업 예고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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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택배사에 직접 교섭 촉구
부산서 16일 결의대회·출정식
결렬 땐 ‘택배 대란’ 우려 나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 4번 출구 앞에서 열린 전국택배노동자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 4번 출구 앞에서 열린 전국택배노동자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발 속도 경쟁’에 내몰린 한진·롯데·로젠 본부 등 3사의 택배 노동자들이 원청 택배사에 직접 교섭을 촉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계속되는 노사 양측의 평행선에 택배 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택배노조 부산본부는 지난 11일 단체협약 체결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16일 부산 롯데택배 서구지점 앞에서 결의대회와 파업 출정식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부산에서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는 60여 명이다.

앞서 택배노조 소속 한진·롯데·로젠 본부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몰아치는 쿠팡발 배송 속도 경쟁에 따른 위협이 높아지며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기에 이들에게 단체협약을 강제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2일부터 3사에 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3차례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는 원청 택배사들이 노조와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택배사들은 직접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교섭을 거부당한 택배노조는 각 대리점과 개별 교섭을 시도해 왔지만 대리점과의 교섭도 결렬됐다. 대리점 측은 수수료 인상, 근무 환경 개선 등에 대한 실질적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 롯데본부 박상호 본부장은 “택배기사는 하루 10시간 이상, 주 60시간 일하는 과로사 위험에 처해있다”며 “주 4일제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우리는 주 7일 노동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호소했다.

이에 택배노조 롯데본부는 오는 16일 서울, 부산에서 각각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17일부터 반품 거부, 주요 고객사 물품 배송 거부 등 부분 파업에 나선다. 택배노조 한진본부는 오는 14일 하루 경고 파업과 한진택배 본사 앞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한다. 오는 20일부터 롯데본부와 같은 방식으로 부분 파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택배노조 로젠본부는 교섭 요구안을 재정리해 사측에 교섭을 다시 요구할 예정으로, 사측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향후 투쟁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택배노조 부산지부 권용성 지부장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책임 있는 자가 즉각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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