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낮은 자를 위한 지혜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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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를 위한 지혜

사회적 약자들이 법을 통해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과 그 의미를 담아냈다. 수형자의 참정권 보장, 장애인의 공정한 임용 기회, 노동자의 알 권리, 집회의 자유, 트랜스젠더의 성별 정정 등 한국 사회에서 첨예했던 인권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공익소송에 참여한 변호사와 인권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록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엮음/경계/328쪽/1만 7000원.




■난처한 클래식 수업 9

드뷔시의 음악은 고전 클래식 음악과는 확실히 다르다. 무엇보다 듣는 이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나 인상을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처럼 드뷔시의 음악은 꿈결처럼 아름다웠지만, 그의 인생은 다소 거칠고 부조리했다. 한 마디로 논란의 아이콘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드뷔시의 생을 다루는 걸 넘어, 그가 발을 딛고 선 세상에 관해 이야기한다. 민은기 지음/강한 그림/사회평론/336쪽/2만 2000원.



■테이스트

영화 빅 나이트의 대본과 요리책을 쓴 저자의 첫 음식 에세이다. 어린 시절 살던 뉴욕 웨스트체스터부터 현재 살고 있는 영국 런던까지 그의 여정에 따른 맛과 삶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특히 나라별 영화 촬영장의 케이터링 서비스와 영화 ‘줄리 앤 줄리아’ 촬영 중에 있던 배우 메릴 스트립과의 맛있는 일화가 흥미롭다. 스탠리 투치 지음/이리나 옮김/이콘/344쪽/1만 7800원.


■젠더스피어의 정동지리

‘젠더스피어’는 젠더와 연관된 담론과 정동(情動)의 공간으로서의 기술 미디어장을 뜻하는 단어다. 이 책에는 대중문화 콘텐츠, 팬데믹, 장애, 인공지능, 에이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디어장의 젠더화된 작동과 권력관계를 연구한 10개의 글이 수록되었다. 각국의 연구자들이 뉴미디어로 인해 일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음을 던진다.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지음/산지니/392쪽/3만 5000원.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리더가 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저자는 소설과 연설, 영화, 음악, 사진 등을 활용해 역사 속 리더들이 처한 절체절명의 상황과 고뇌의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공공의 이익을 걸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야말로 리더가 지닌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모식 템킨 지음/왕수민 옮김/어크로스/456쪽/2만 2000원.



■향료 A to Z

핑크 페퍼, 베르가못, 시나몬, 레몬, 프랑킨센스…. 이 책은 조향사의 팔레트에 존재하는 희귀하면서 상징적인 원료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실크로드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향신료와 향료를 위한 무역로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향료의 오랜 역사를 방증한다. 콜렉티프 네 지음/잔 도레 엮음/김태형 옮김/미술문화/272쪽/3만 5000원.



■파란 지붕 할망

제주도 청수리에 살고 있는 오행순 할머니 삶의 기록집이다. 할머니가 평생 쓴 글, 그림, 편지가 독립출판사 발코니와 연결되어 책으로 탄생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전쟁, 제주 4·3사건까지 굵직한 역사를 온몸으로 지나온 한 사람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오행순 지음/발코니/168쪽/1만 48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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