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M&A 시장, 1조 이상은 대한항공-아시아나 유일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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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국내 500대 기업 M&A 현황 조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내수 침체와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올해 국내 대기업의 인수·합병(M&A) 투자 규모가 4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361곳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M&A 현황을 조사해 18일 공개했는데, 올해 M&A 투자 규모는 총 8조 5808억 원으로 전년(14조 1297억 원) 대비 40% 감소했다.

올해 완료된 M&A 건수는 총 50건에 불과했다. 전년(87건)과 비교하면 42.5% 쪼그라들었다. 2022년 M&A 건수(150건)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1조 원 이상 대형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유일했다.

2022년 15건, 2023년 8건 등 공격적 M&A를 통해 영토를 확장했던 카카오는 올해는 테인스밸리 인수 1건에 그쳤다. SK(2022년 7건, 2023년 6건)와 네이버(2022년 6건, 2023년 3건) 역시 올해는 눈에 띄는 M&A를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이외에 큰 규모의 M&A를 진행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이 회사는 한화오션과 함께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업체 다이나맥 지분 95.15%를 8207억 원에 인수했다.

E1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운영하는 평택에너지서비스(지분 100%)를 종속회사 이원평택에너지를 통해 5943억 원에 사들였고, 종속회사 LS네트웍스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지분 60.98%를 1299억 원에 인수했다.

이외에 사조대림은 인그리디언코리아(현 사조씨피케이) 지분 100%를 3954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종속회사 사조씨피케이와 사조오양을 통해 푸디스트 지분 99.86%를 2520억원에 매입했다.

미래에셋증권(5867억 원), 오리온(5485억 원), 신세계(4700억 원), SK케미칼(3563억 원), LIG넥스원(3329억 원), 유진기업(3199억 원) 등도 규모가 큰 M&A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취득 예정일이 미정인 거래는 제외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연내 유상증자 진행 후 취득 일정을 조율 중이며,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에이비엘생명보험 인수, 한화시스템-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 등 거래도 대기 중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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