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연어 상용화로 '80조' 세계 시장 공략" [바다 인(人)스타]
에코아쿠아팜 진효상 대표
2026년 4분기 첫 출하 계획
국내 최대 연간 500t 생산량
해수부·부산시 등 적극 지원
세계적 브랜드 성장이 목표
“국내 최초로 대서양 연어를 완전히 육상에서 키울 수 있는 친환경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수입에 의존하던 연어를 국산화하고,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습니다. K-연어 상용화에 성공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0일 부산 기장군에 국내 최초 육상 순환여과식(RAS) 연어 양식 시설이 문을 열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에코아쿠아팜이 설립한 이 시설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오염수 방출 없이 사육수의 최대 99%까지 재사용하는 첨단 친환경 방식을 적용했다. 에코아쿠아팜 진효상 대표는 〈부산일보〉 취재진과 만나 K-연어의 상용화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에코아쿠아팜은 2026년 4분기 첫 연어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연구용 발안란을 처음 입식한 데 이어, 지난달 생산 출하용 발안란 입식도 마쳤다. 이번에 입식한 연어알은 2년 3개월간 성장을 거쳐 4~5kg 상태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약 500t. 국내 육상 연어 양식 시설 중 가장 큰 규모다. 신세계푸드와의 협약을 통해 연간 생산분 500t의 유통 판매망도 확보된 상태다.
“연어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경제적 가치가 높아 양식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어종입니다. 2023년 기준 세계적으로 연간 약 80조 원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중 대부분이 노르웨이와 칠레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K-연어 양식에 성공하면 국내 소비자에게 더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연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도전적인 시설은 왜 부산에 자리 잡은 걸까. 이 물음에 진 대표는 부산이 바다와 가까우면서도 도심과 접근성이 뛰어나 물류 기반과 인재 확보 측면에서 최적의 입지라고 답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가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기업 유치에 나선 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국립부경대가 부지를 제공했고, 시는 수도와 전기 시설 등 기본적인 기반 건설을 도왔습니다. 연어 양식에 필요한 환경 조성을 적극 지원해 준 덕분에 최첨단 육상 양식 시설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업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국내에서는 육상 양식 시설을 설계하고 구축한 경험과 기술을 가진 곳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진 대표가 K-연어 양식 모델의 완전 국산화를 꿈꾸는 이유다.
“노르웨이는 60년 이상의 양식 기술을 축적해 왔지만, 한국은 이 분야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관련 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한국형으로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RAS,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등을 포함한 양식 시설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설계, 운영, 시설 구축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산화해 한국만의 스마트 양식 모델을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에코아쿠아팜은 시범 사업을 발판 삼아 기술의 완전한 국산화와 대규모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K-연어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 첫 출하를 시작으로 K-연어 양식의 안전성과 품질 검증을 거쳐 생산량을 점차 확대해 국내 수요부터 충족할 계획입니다. 노르웨이와 칠레산 연어가 연어세·운송료 등 이슈로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친환경 양식으로 기른 K-연어는 맛과 가격, 친환경이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특히 가격 측면에서는 프리미엄 및 고급화 전략을 적용하되 국내 대서양 연어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K-연어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부산이 그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