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026년 양산 방문의 해 추진에 따른 제언
김태권 동부경남울산본부장
문화·관광 체육도시 양산이 목표
자연·문화자원, 인공자원 충분해
관광객 지갑 열 콘텐츠 발굴 필수
먹거리·숙박시설, 코스 개발 필요
경남 양산시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뭐가 있을까? 통도사, 천성산, 낙동강, 배내골, 황산공원 등 자연과 문화자원일 것이다. 양산시가 최근 이들 자원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양산 방문의 해’를 추진하고 나섰다. ‘방문의 해’ 행사는 1960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1993년 서울정도 600주년이 되는 199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면서 첫선을 보였다.
‘지역 방문의 해’는 2004년 강원도를 시작으로 경기도(2005년) 등을 거쳐 2013년 ‘부울경 방문의 해’로 이어졌다. 이후 2017년 전남 강진군이 처음으로 정부 공식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받은 ‘지역 방문의 해’를 열면서 기초자치단체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지자체들이 ‘굴뚝 없는공장’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을 ‘방문의 해’에 활용하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이들의 소비가 소상공인에게 혜택을 주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호텔이나 레스토랑, 도로 등 인프라 확충으로 지역 발전도 앞당긴다.
양산시도 이런 이유로 2026년을 ‘양산 방문의 해’로 정하고, 조례 제정과 관련 용역에 착수했다. ‘양산 방문의 해’ 목표는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다시 뛰며 도약하는 문화관광 체육도시 양산’으로 정해졌다. 시는 행정과 시민을 하나로 연결하는 등 ‘양산 방문의 해’ 성패를 결정짓는 150명 규모의 시민추진단을 모집했다.
양산에는 천성산과 영축산, 신불산 등 명산이 많다. 세계문화유산인 통도사와 암자, 낙동강을 끼고 있는 187만㎡의 수변공원인 황산공원, 1300년을 이어온 국가 제례 의식인 가야진 용신제와 가야진사도 있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선정된 낙동강 베랑길, 맑은 물이 흐르는 배내골과 내원사 계곡, 그중에서도 천성산 일출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원동매화축제를 시작으로 미나리축제, 물금벚꽃축제, 웅상회야제, 삽량문화축전, 국화축제 등 사계절 다양한 축제도 열린다. 일 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7개의 골프장과 스키장, 루지와 축구, 파크골프 등 각종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체육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를 끼고 있는 데다 경부와 중앙고속도로 지선 등 6개 고속도로가 통과하거나 인접하고 KTX가 정차하는 등 전국 최고의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양산을 찾는 방문객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은 600만 명가량이다.
문제는 ‘양산 방문의 해’를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더라도 이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강진군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강진군은 2017년 ‘남도 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를 선언했다. 군은 행정과 군민을 하나로 연결하는 소통과 홍보 역할을 담당할 50명 규모의 추진위원회를 발족했고, 이 추진위가 성공적인 방문의 해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군은 매월 각종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선보이며 관광객을 유치했고, 이들의 지갑까지 여는 데 성공했다.
군과 군민이 하나로 뭉친 결과 연간 120만 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은 250만 명으로 늘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품 매출은 50% 이상 늘었고, 수산시장 매출 역시 급증했다. 스포츠대회도 기존 17개에서 33개로 늘리면서 83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등 ‘강진 방문의 해’ 성공의 일등 공신이 됐다.
양산시 역시 강진군 못지않은 자원을 가진 데다 사통팔달의 교통망까지 갖추고 있어 이들 자원과 접목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면 성공적인 방문의 해를 기대할 수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은 ‘관광’에 있어 양날의 칼이다. 관광객이 쉽게 양산을 찾을 수 있도록 하지만 지역에 머물지 않는 스쳐 가는 관광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러야 소비(숙박과 음식)로 이어지고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도록 하는 방안(숙박업소)이 필요한 이유다.
관광하면 먹거리다. 부산하면 돼지국밥과 밀면, 울산 고래고기, 진주 냉면이라고 바로 나오지만, 양산하면 ‘딱’ 생각나는 먹거리가 없다. 특산물도 마찬가지다. 지역 관광지와 먹거리, 숙박업소를 묶는 패키지 개발도 절실하다.
관광객을 유인할 콘텐츠 개발과 전국대회 규모의 스포츠대회 유치 등 스포츠 행사도 뒤따라야 한다. 나아가 ‘양산 방문의 해’를 마친 후에도 다시 양산을 찾을 수 있도록 재방문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이런 것들이 해결됐을 때 양산시가 원하는 ‘양산 방문의 해’ 목표 달성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