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세 아이 엄마 자리 되찾은 미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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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거듭되는 폭력 행사에
생명 위협 느껴 홀로 귀향 선택
가정폭력 신고 뒤 자녀도 데려와
네 식구 지낼 새 보금자리 절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살아온 미경(가명·41) 씨는 늘 아버지의 사랑이 고팠습니다. 어느새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 되어버렸고, 스무 살 앳된 나이에 만난 12살 연상의 남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에게 아버지와 같은 푸근함을 기대했고 그와 함께 만들어 나갈 따뜻한 가정을 꿈꿨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일용직으로 일했던 남편은 매일 술을 마셨고, 언제부터인지 술을 마신 날에는 미경 씨를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시작된 폭행은 계속됐고 죽음과도 같은 괴로움을 10년 넘게 견뎌야 했습니다. 참고 또 참은 이유는 여느 흔한 레퍼토리와 같습니다. 바로 그 십여 년 사이에 얻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 아이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이 뺨을 때리거나 주먹질하던 수준에서 발로 걷어차고 흉기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미경 씨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혔지만 그래도 그간 폭행이 본인에게만 집중되었기에 아이들은 그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제 몸 하나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갓 스무 살에 결혼해 아무런 직업 기술이 없었던 미경 씨는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와서 입에 풀칠할 정도만 겨우 버는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렇게 8년이 지나 미경 씨는 조금씩 사회생활을 배웠습니다.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간호조무사 자격도 취득하는 등 나름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을 하지만, 그래도 직장이 있고 방 1칸에 불과하지만 몸 누일 곳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미경 씨에게 향했던 그 폭행이 대물림 되어 이제는 세 아이에게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어찌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던 미경 씨는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가정폭력 신고를 하고 세 아이를 데려 올 수 있었습니다. 좁은 단칸방에 다 큰 자녀들과 살아야 했지만, 자녀들을 지켜야 했기에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습니다.

미경 씨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세 아이의 엄마로 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헤어졌던 아이가 이제 고2가 되었고 갓난쟁이였던 막내는 중학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혼자의 삶이 익숙해진 미경 씨는 이제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이제라도 자녀와 함께할 수 있어 더할 수 없이 행복하지만, 방 1칸에 4명이 옹기종기 살을 부대끼며 지내야 하는 미경 씨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간절합니다. 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미경 씨에게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합니다.

△연제구청 복지정책과 전혜린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3일 자 옥미 씨

지난 13일 자 ‘실직 후 암 진단에 우는 옥미 씨’ 사연에 모인 후원자 74명이 697만 326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암 수술을 받은 옥미 씨의 항암 치료 비용과 주거지 이전을 위한 보증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옥미 씨는 감사함과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앞으로 얼마나 받아야 할지 모르는 항암 치료를 앞두고 막막하기만 했는데 잘 견뎌보겠다”며 “저를 모르는 분들이 보내준 관심과 응원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눈물을 훔쳤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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