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풍성해진 부산연극상… 2024년 부산을 빛낸 연극인은 누구?
제19회 부산연극상 수상자 발표
김숙경·우명희·이기호 공동 선정
오는 20일 부산예술회관서 시상
한국연극협회 부산시지회(이하 부산연극협회)가 지난 한 해 동안 부산 연극 발전에 이바지한 지역 연극인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이번 부산연극상은 수상자 선정 방식을 새롭게 변경하고 수상 부문을 크게 늘려 변화를 시도했다.
부산연극협회는 오는 20일 부산 남구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제19회 부산연극상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부산연극상은 한 해 동안 지역 연극 발전에 기여한 연극인들의 노력을 치하하기 위해 부산연극협회가 주는 상이다.
부산연극협회는 이번 부산연극상부터 수상자 선정 방식을 변경하고 수상 부문을 대폭 확대했다. 각 극단에서 직접 수상자를 추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협회 차원의 부산연극상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교수, 극작가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부산에서 공연된 작품 118개를 관람한 후 회의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했다.
수상 부문도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다. 부산연극협회는 지금까지 올해의 연극인상 1명, 젊은 연극인상 2명, 예인 연극상 1명을 뽑아 시상했다. 하지만 이번 수상부터는 올해의 연극인상 수상자를 3명으로 확대하고 ‘올해의 공연 Best 3’, ‘새로운 시선’ 등의 부문을 신설했다.
먼저 올해의 연극인상에는 김숙경 작가(희곡), 우명희 배우(배우), 이기호 연출가(연출)가 선정됐다.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김 작가는 극단 ‘문화판 모이라’의 대표이자 극작가로 활동 중이다. 김 작가는 희곡 <슬픔이 찬란한 이유>, <세상에 하나뿐인 부동산>, <거기 두루 마을이 있다>를 무대에 올리는 등 활발한 창작 활동을 벌여 올해의 연극인상에 선정됐다.
우명희 배우는 ‘당신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갭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작은 여우들’, ‘바다에서 온 여인’ 등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줘 올해의 연극인상 배우 부문에 꼽혔다. 연출 부문에 선정된 이기호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는 연극 ‘작은 여우들’, ‘당신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갭니다’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연출하며 자신만의 확고한 연출세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은 연극인상은 극단 아이컨택의 양승민 대표와 극단 따뜻한사람의 허석민 대표가 수상했다. 양 대표는 ‘악당의 색’ 시리즈, ‘룸메이트’ 시리즈, ‘틀 에디션’ 시리즈를 통해 부산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고, 지역의 젊은 연극인들과 협업해 제1회 디셈버 뮤지컬 페스티벌을 개최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허 대표는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아빠’, ‘컨테이너’처럼 우수한 작품들을 여럿 선보인 점과 ‘돗단배’로 지난 10월 열린 ‘2024 제7회 작강연극제’에서 한형석 연출상을 받은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올해 처음 신설된 ‘새로운 시선’ 상 수상자로는 어댑터 씨어터를 운영 중인 심문섭 대표가 선정됐다. 심 대표는 연극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안내하는 지역 문화예술 가이드북 ‘at 광안리’를 발간하고, 해외 작가와 협업한 연극 ‘나는 쇼팽의 녹턴B 플랫 단조에 순결을 잃었다’, ‘아이좀비’ 등을 제작해 선보인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공연 BEST 3에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공연예술교육단체 반올림), ‘슬픔이 찬란한 이유’(극단 문화판 모이라), ‘컨테이너’(극단 따뜻한사람)가 선정됐다. 이 밖에도 극단 동그라미그리기의 총괄 기획자인 고 조일영 기획자가 특별상을, 손병태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이 예인 연극상을 받았다. 특별 공로상은 연극전용극장 건립과 부산국제연극제, 부산연극제 예산 지원 등에 도움을 준 박철중 부산시의회 의원이 받았다.
제19회 부산연극상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에 예정된 부산연극협회 정기총회에서 진행된다. 올해의 연극인상 3명과 젊은 연극인상 2명에게는 각각 100만 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된다. 부산연극협회 이정남 대표는 “기존 부산연극상의 틀에서 벗어나 부산연극상을 부산 연극인들의 축제로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이화진 회원, 김동석 회원 등 연극인들의 기부로 올해의 연극인상과 젊은 연극인상의 시상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