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글로컬대·라이즈 사업, 대학·지역 동반 성장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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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장들, 지역 주도 혁신 전략 필요
장기적 안목으로 실질적 성과 만들어야

‘부산 글로컬대학 비전 토론회’가 15일 오후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동아대 이해우 총장, 부산대 최재원 총장, 동서대 장제국 총장.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글로컬대학 비전 토론회’가 15일 오후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동아대 이해우 총장, 부산대 최재원 총장, 동서대 장제국 총장. 정종회 기자 jjh@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가속화로 지역 대학들이 벼랑 끝 위기다. 생사의 기로에 놓인 이들 대학에 글로컬대학 사업과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 등 정부의 교육정책 전환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에서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부산대 최재원 총장과 동아대 이해우 총장, 동서대 장제국 총장이 최근 〈부산일보〉 주관으로 ‘부산글로컬대학 비전 토론회’를 갖고 지역 대학 혁신 방안에 대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정부의 교육정책 전환을 계기로 지역 주도의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 총장이 중요하게 내세운 것은 대학별 특색 있는 사업과 지역이 하나 되는 혁신 모델이다. 부산대는 부산교대와 함께 교육 특화 대학으로 거듭나는 전략을 강조했다. 유·초·중·고뿐 아니라 평생·특수교육을 아우를 수 있는 대학은 전국에서 부산대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대학과 산업, 지자체가 한 몸이 돼야 한다는데 당연한 이야기다. 동아대와 동서대가 에너지 테크, 바이오 헬스, 문화 콘텐츠, 부산 헤리티지 등 특화 분야 동반 성장 전략을 수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동서대가 문화 콘텐츠 분야 아시아 1위 지향을 내세운 것은 영화 도시 부산과 맞물려서도 크게 기대되는 대목이다.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라이즈 체계는 그동안 중앙정부만 바라보던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중대한 변화라는 점에서 지자체와 지역 대학으로서도 새로운 도전이다. 대학 총장들은 부산시와 지역 대학이 수평적·협력적 관계를 바탕으로 지역 발전 전략과 각 대학의 강점을 고려한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해 동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자체가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지 않고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실질적 지역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충고는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결국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대학은 지역에 공헌하고 지역 주민은 대학을 사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다. 소멸해 가는 지역을 혁신하려면 인재가 필요한데 지역 대학의 위상 추락 속에 인재 유출과 지역 인재난의 악순환만 반복된다. 그동안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지방대혁신역량강화사업(NURI)을 의욕적으로 추진했고 문재인 정부도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통해 지방대 육성을 공언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앙정부 주도의 정책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글로컬대학과 라이즈 사업을 지자체 주도에 맡긴 만큼 실질적 정책 성과에 대한 기대도 하게 한다. 그만큼 지자체와 지역 대학에 맡겨진 책임도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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