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국도 극단적 여론 양극화, ‘지지층’만 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민주당 지지층 96% 찬성하고 국민의힘 지지층 84% 반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시기 지지율, 공화당 지지층 91%인데 민주당 지지층은 6%
한국과 미국 정치에서 극단적인 여론 양극화 현상이 확인됐다.
지지층만 바라보며 ‘강경 노선’을 걷는 정치세력이 해당 지지층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얻는 모습이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가 계속되면서 분열과 갈등이 깊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6.4%, 이번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물은 결과 59%가 찬성, 36%가 반대했다.
지난 12월 2주차 조사와 비교하면 탄핵 찬성은 16%포인트(P) 줄었고 반대는 15%P 늘었다. 찬반의 격차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96%가 탄핵에 찬성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84%가 반대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와는 다른 여론의 흐름이다.
2016년 12월 당시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직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탄핵 찬성은 81%, 반대 14%였고 이듬해 3월 초에는 각각 77%, 18%로 수치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선 여당 지지층이 탄핵 반대로 강하게 결집하면서 다른 흐름을 보인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지지층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여당이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그런(편항된) 재판관들이 탄핵 심판을 했을 경우에 과연 공정성을 담보하고 깨끗하게 승복할 수 있겠느냐”면서 불복 가능성을 암시했다.
극단적인 여론 양극화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은 지난 21~27일(현지 시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지지율이 1953년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45%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각각 45%로 양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취임식 기간 지지율은 ‘트럼프 1기’의 같은 기간 지지율과 비교해서도 2%P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지 정당에 따라 극단적인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무려 91%에 달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지지율은 6%에 그쳤다. 전임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취임 시기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98%, 공화당 지지층에서 11%에 그쳤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 소속이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취임 당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60%에 달했다. 민주당 소속이던 존 F. 케네디 대통령도 공화당 지지층에서 52%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점차 여론 지형이 양극화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층이 당 소속이 아닌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한미 양국에서 정치 양극화가 강화되는 데 대해선 국민 통합 대신 지지층의 요구에만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정치 행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