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인력난 극복” 거창군 사과 재배 틀 바꾼다
기후 변화·고령화 심각…사과 생산 차질
농식품부 공모 선정…3년 35억 지원
밀식형에서 다축형 과수원 전환 추진
경남 거창군이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다축형 사과 과수원 전환. 기존 밀식재배에 비해 기후변화 대응과 노동력 절감에 용이하다. 거창군 제공
기후변화와 인력난 등으로 특산물인 사과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남 거창군이 사과 재배 환경 개선에 나선다.
30일 거창군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25년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 공모 사업’에 거창이 최종 선정됐다.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 사업은 농식품부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사업으로, 3년간 35억 원이 지원된다.
이번 선정으로 거창군은 기존 밀식 사과 과수원을 구조가 단순한 수형인 다축 형태로 전환한다. 다축형은 사과나무 묘목을 옆으로 기울여 심고 원가지에서 여러 개의 가지를 받아 올려 나무를 키우는 방법이다. 기존 밀식재배 수형인 세장방추형보다 나무 높이를 낮추고 나무 폭을 좁게 키운다.
이런 다축형은 사과나무에 햇빛이 골고루 잘 전달돼 과일 품질을 향상하고 병해충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과일 솎기, 가지치기, 수확 작업 등이 편리해 농작업 시간과 노동력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거창군은 농식품부 ‘2025년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3년간 35억 원을 지원 받는다. 거창군 제공
국내 사과 5대 주산지인 거창군은 최근 들어 사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 최고 품질의 사과가 연간 4만t 정도 생산되고 있지만 최근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서 생산량이 들쭉날쭉해졌다. 실제 2023년에는 2만 8000t 생산에 그치기도 했다. 여기에 지역별·농가별로 사과 품질이 천차만별인 데다, 농가 평균 연령이 62세로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거창군은 선도적으로 다축형 사과 과수원 전환을 선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2020년 거창 사과 도입 90주년을 맞아 사과 재배 체계 변화를 위한 농정 혁신 제1호를 발표했으며, 해마다 미래형 다축 사과원을 확대해 가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최대 면적인 82.5ha의 다축과원을 조성했으며, 2029년까지 총 368억 원을 투입하여 400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형 아카데미를 개설해 총 8차에 걸쳐 335명의 교육 이수자를 배출했으며, 다축과원 운영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한국과수기술과 거창사과발전 실무추진단을 중심으로 현장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군은 이번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 사업 선정으로 다축과원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군은 농촌인구 고령화와 일손 부족 등 고질적인 농업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랜 고민을 해왔다. 미래형 다축 사과원으로 재배 체계를 전환하며 미래 농업을 일찍부터 준비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거창군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사과 산업의 선도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