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4분기 성적 ‘기대 이하’
10곳 중 7곳 전망치 하회 기록
‘어닝쇼크’ 기업도 30곳에 달해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발표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10곳 중 7곳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예상보다 업황이 더 부진했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 227곳 중 50곳이 2일 현재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거나 적자 전환, 적자 확대를 기록한 기업은 25곳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기업은 36곳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하회해 이른바 ‘어닝쇼크’를 낸 기업이 30곳에 달했다.
발표 실적이 가장 부진했던 기업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1조 73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해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608억 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수금 채권을 일시에 상각한 영향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삼성SDI, LG화학 등 이차전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기업들의 적자 폭도 컸다. 면세업계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호텔신라는 27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시장 전망치(142억 원 영업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건설과 소비재 기업의 부진도 눈에 띈다.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업체 LX하우시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9억 원에 그쳐 전망치(159억 원)와의 괴리율이 -69.2%를 기록했다. 신규 분양이 위축되며 건자재 부문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종합건설회사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일부 현장에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18억 원에 그쳤고, 시장 기대치(559억 원)와의 괴리율은 -25.4%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54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3970억원)와의 괴리율이 -65.9%를 기록했다. 해상 운임 등 물류비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