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尹 탄핵 반대 집회 불길… 주말 부산서도 1만 명 이상 운집
인기 유튜버 등 참여에 이례적 인파
과대 해석 경계 목소리도 만만찮아
지난 주말 보수 성향 단체 주도의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부산역에 역대급 구름 인파가 몰려들었다. 고령층은 물론 청년층 참여까지 이끌어내며 “부산이 디비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SNS나 집회 등을 통해 유명인이나 유튜버들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설파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이 정당했다는 여론이 증폭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 1일 오후 1시 동구 부산역 앞 광장에서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하는 구국기도회가 열렸다. 경찰은 참가자를 1만 3000여 명으로 추산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부산역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인 집회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우산을 쓴 참가자들은 ‘탄핵 폭주’ ‘내란 선동’ 등 피켓들을 들고 모였다. 집회 내내 광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싸우자” “이기자” 등 구호가 울려퍼졌다. 탄핵 반대 집회는 부산뿐 아니라 서울, 인천, 울산, 진주, 포항,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보수층 내 극우를 중심으로 집회가 열린다는 예상과 달리 2030 청년과 여성 등까지 참여가 확산하고 있다.
탄핵 반대 집회의 높은 열기는 대형 유튜버, 인기 강사 등 유명인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한 요인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사 일타강사’로 불리는 전한길 씨다. 전 씨는 지난달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후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15만 명으로 부정선거 음모론 영상 이후 2배 넘게 늘었다. 지난 2일 부산역 광장 집회에도 참석한 전 씨는 “우리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의 폭압적이고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탄핵당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또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거대 야당의 폭주’라는 키워드와 맞물려 구치소에 갇혀 있는 윤 대통령이 피해자라는 인식까지 확산하고 있다. 최근 탄핵 반대 집회를 두고 과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차재권 교수는 “보수 결집의 한 현상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 같다”며 “종교계를 중심으로 인원이 동원됐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이준한 교수는 “이러한 추세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고 판단해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