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구치소 청문회' 불발...보여주기식 비판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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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등 구치소 청문회 불발
증인, 국민의힘도 반발 불참
민주 고발에 특위 운영 연장 주장
"성과 없는 특위, 여당 압박용 행보"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구치소 청문회에 안규백 특위 위원장이 자리에 앉아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연합뉴스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구치소 청문회에 안규백 특위 위원장이 자리에 앉아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연합뉴스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5일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구치소 청문회’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불발됐다. 국조특위가 활동 종료를 앞두고 실효성 없는 현장 조사를 강행하면서 진상 규명보다는 여당 압박용 행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조특위는 이날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을 상대로 구치소 청문회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모두 재판 준비와 변호인 접견 등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조특위 현장 조사엔 야당 의원만 참석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 증인 채택 등에 대해 반발하며 현장 조사에 불참했다.

야당은 고발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국민 여론과 국회를 무시하는 무례한 증인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청문회의 동행명령을 거부하고, 출석하지 않는 증인에 대해 간사 간 협의를 거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구치소 현장 조사에 여당 의원이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국조특위는 본회의에서 양당 합의로 구성됐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상적인 현장 조사에 1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비상계엄을 동조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국조특위 활동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조특위는 오는 13일 활동 결과보고서 채택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 한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국민 앞에 증언하지 않았던 계엄 주요 주범에 국회 차원의 신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청문회 횟수를 더 하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것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임을 강조하며 국조특위 활동 기간 연장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조특위 활동 기간을)연장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이미 비상계엄과 관련한 재판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조특위에서 뭘 더 밝히겠나”라며 “밝힐 것이 없는데 재탕 삼탕하고 있는 것이 국정조사 특위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특위 무용론’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특위 위원들이 계엄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을 얼마나 찾았느냐”며 “국민들이 볼 때 ‘새로운 게 뭐가 있느냐’는 의아심이 들 만 하다”고 지적했다. 그간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재판 진행 등을 이유로 국조특위 청문회에 불참해 왔다. 이날 구치소 청문회도 이들의 불참 가능성이 높았지만, 야당이 정치 공세를 위한 현장 조사를 강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성과를 못 낸 국조특위의 활동 기한이 일주일 남았는데, 증인 불참이 예상된 구치소 현장 조사를 진행한 건 야당 주도로 의도적으로 짜여진 특위 운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6일에는 국조특위 3차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3차 청문회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심우정 검찰총장,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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