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만리장성 넘었다…1월 수주서 ‘세계 1위’ 탈환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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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2%, 중국 19%, 일본 0%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독에서 LNG 운반선 건조가 한창이다. 부산일보DB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독에서 LNG 운반선 건조가 한창이다. 부산일보DB

한국 조선이 2025년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1월 수주에서 전 세계 발주량의 60% 이상을 쓸어 담으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복귀했다.

이미 넉넉한 일감을 확보해 고부가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수주의 양과 질 모두 중국을 압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46만 CGT(51척)다.

이중 62%인 90만 CGT(13척)를 한국이 챙겼다. 중국은 27만 CGT(21척, 19%)에 그쳤다.

CGT(표준선환산톤수)는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해 산출한 단위다. LNG 운반선, LNG 연료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일수록 값이 크다.

중국이 더 많은 물량을 수주하고도 점유율에선 뒤진 이유다.

연말연시를 전후해 발주 시장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전월 236만 CGT 대비 38%, 전년 동기 559만 CGT와 비교하면 74% 줄었다.

그래도 남은 일감은 넉넉하다. 1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 5679만 CGT(5750척)이다.

이를 한국(3702만 CGT, 700척, 24%)과 중국(9151만 CGT, 3547척, 58%)이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는 일본(1312만 CGT, 673척, 8%), 기타 국가(1514만 CGT, 830척, 10%) 몫이다.

2023년을 기점으로 향후 4년 치 일감을 확보한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한국 조선 빅3은 그해 하반기부터 ‘양보다 질’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과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면서 수익성 높은 고부가 선종을 골라 수주하는 방식이다.

지난해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자국 물량 확대 여파로 수주 경쟁에서 매번 세계 2위로 밀렸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선박 가격 역시 한국 조선 주력선종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1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89.38이다.

1년 전(181.166)에 비해 5%, 최근 5년 내 최저 선가를 기록했던 2020년 12월(125.6)과 비교하면 무려 51%나 급등했다.

게다가 한국 조선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은 척당 2억 6000만 달러, 지금 환율로 우리 돈 36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2020년 12월 1억 8600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3년 사이 30% 이상 올랐다.

또 다른 주력 선종인 초대형컨테이너선(2만 2000~2만 4000TEU)과 초대형유조선 선가 역시 각각 2억 7500만 달러, 1억 2900만 달러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에 대비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수요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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