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러시아 고위급 회담 … 우크라이나 빠진 종전 협상 출발
젤렌스키, 일방적 종전안 경계
유럽도 비상… 17일 긴급 회의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주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는 등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이하 현지 시간)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측과의 회담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길에 올랐다. 이들은 현재 중동 지역을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사우디에서 합류한 뒤 18일 러시아 당국자들과 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즉각 협상에 착수하기로 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이 자리에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경우 이르면 이달 말 양국의 정상 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회담 시점에 대해 “시간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 우크라이나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러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종전 협상을 경계하며 자국의 전략적 가치를 부각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협상 테이블에 포함하지 않은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협정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서 사실상 배제된 유럽도 덩달아 비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파리에서 영국·독일·이탈리아·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