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르자 간 큰 개미들 '빚투' 17조 원 찍었다
주간 기준 3주 연속 상승세
연기금 중심 기관 매수 우위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 호재
"숨고르기 가능성 열어둬야"
올해 들어 코스피가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등 대외 변수에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반등세를 보이자 대출을 내 투자하는 ‘빚투’ 자금도 급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2645.27에 마감했다. 전 장 대비 9.31포인트(0.35%)하락한 것인데, 지난 22일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가 경기 침체 우려로 2.2%포인트(P) 하락했고 다우 지수가 1.69%P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주식 하락에 따라 급락했던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는 2591.05에서 2654.58로 2.45%P 올랐고 지난 19일까지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670을 돌파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2670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 26일(2671.57)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일 2400.97로 출발한 뒤 이날과 비교하면 9.6%P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은 연기금이 이끌고 있다. 연기금은 기존 32거래일이었던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을 35일로 경신하며 코스피 집중 매수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35일 동안 3조 3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세계 증시 대비 저평가 받으면서 매도에 나섰던 연기금이 포트폴리오에 국내 주식을 다시 채우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밝힌 기금 운용 계획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15%로 밝혔는데 지난해 집행된 투자 비용은 12%에 불과했다.
연기금 매수가 집중되자 쪼그라들었던 거래량과 거래 대금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 거래량은 14억 507만 주로 지난해 10월(12억 6566만 주)에 줄어든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13억 4171억 원), 올해 1월(13억 6247만 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2조 3961억 원으로 지난 1월(9조 6178억 원) 대비 28.9% 늘었다. 지난해 12월(8조 7353억 원)과 비교하면 41.9% 급증했다.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모두 합쳐 17조 7915억 원을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방산과 조선, 원전, 로봇,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트럼프 수혜주로 떠오른 종목이 코스피 상승가도를 이끌고 있다. 국내 방산 대장주DLS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6만 원대도 뚫었다. 미국이 동맹국과 협업 가능성을 내비친 조선주와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에 화장품과 면세점 등 중국 소비주와 엔터주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전자도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결정, ‘K칩스법 통과’ 기대감에 힘입어 이달 들어 1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증시 회복세에도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이번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상승 가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다음 달 공매도가 본격 재개되는 것도 증시 상승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인 조선, 방산, 전력기기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이나 가격 부담에 의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