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형준 시장의 대권 도전 부산 도약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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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회서 ‘보수 재건’ 강연, 대권 시사
부산의 정치적 존재감 향상, 시민 기대감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몸풀기가 활발한 가운데 벌써 보수 진영의 주목을 받아오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마침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했다. 25일 부산시청에서 국토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총량 예외 지역전략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박형준 시장. 정대현 기자 jhyun@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몸풀기가 활발한 가운데 벌써 보수 진영의 주목을 받아오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마침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했다. 25일 부산시청에서 국토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총량 예외 지역전략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박형준 시장. 정대현 기자 jhyun@

내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오는 5월 중 예상되는 조기 대선을 겨냥한 현직 광역단체장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미 몇몇 단체장은 대놓고 대권 행보에 나섰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다른 단체장까지 잇따르면서 그 숫자는 10명에 이를 정도다.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몸풀기가 활발한 가운데 벌써 보수 진영의 주목을 받아오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마침내 본격적인 광폭 행보에 돌입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창립세미나에서 ‘보수 재건’을 요지로 자신의 큰 그림을 펼쳐 보인 것이다. 명시적인 출마 선언은 아니라고 해도 사실상 대권 행보를 내디딘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시장의 이날 강연 주제는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으로, 위기에 처한 현재의 한국 보수가 어떻게 하면 상대 세력과 차별화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다뤘다. 박 시장은 동맹 강화와 글로벌 연대, 혁신, 한국형 에너지, 저성장·저출생을 극복할 균형발전 등 6가지 분야의 리더십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가 한 번 더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먹사니즘’ ‘잘사니즘’ 등 어젠다는 치열한 논의도 없이 자신의 ‘이념 결핍’만 가리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가를 이끌 리더십의 요건은 물론 상대 정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 모두 대선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발언들이다.

박 시장의 본격적인 광폭 행보는 조기 대선이 거론되는 현 정국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 측면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박 시장은 그 이전부터 보수 진영의 대안 리더십 중 하나로 주목받아 왔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실패가 정치 경험 없는 ‘깜짝 스타’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면 박 시장은 이와 대비되는 이미지가 강점이다. 논리·이론을 갖춘 데다 입법·행정의 경험도 두루 쌓았다. 외골수 이미지도 없어 중도 확장성이 크다는 점도 보수 진영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박 시장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부산에서 오랜만에 주목할 만한 대권 주자의 등장은 무척 기대되는 부분이다.

부산은 그동안 한국 정치사의 획을 그은 많은 인물을 줄줄이 배출해 왔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보수 진영에서는 이렇다 할 인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덩달아 중앙정치 무대에서 차지하는 부산의 정치적 존재감도 눈에 띄게 희미해진 게 사실이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 무대에서마저 존재감을 잃어버린 부산의 현실이 어떠한지는 지금 시민들이 절절하게 느끼고 있는 바다. 대권 가도의 출발선으로 점점 다가서는 박 시장의 행보에 정파적 입장을 떠나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대권 주자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기의 부산으로서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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