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국면 국회 강연… "진영 연대 스트롱 리더십 절실" [보폭 넓히는 박 시장]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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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자유연대 창립 세미나
위기 극복 6가지 리더십 제안
AI 혁신 전략은 게임 체인저
수도권 일극 체제 문제 조명
"원칙 없는 실용은 기회주의"
이재명 '우클릭' 행보 직격

박형준 부산시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창립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을 주제로 발제 강연을 했다. 곽진석 기자 kwak@ 박형준 부산시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창립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을 주제로 발제 강연을 했다. 곽진석 기자 kwak@

정국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 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27일 국회에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새 리더십을 제시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현 상황을 리더십 위기로 진단하면서 진영 정치에 매몰된 ‘스트롱맨’이 아닌 각 진영과 연대하고 합작해 힘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스트롱 리더십’을 차기 리더의 덕목으로 내세웠다.

박 시장은 특히 ‘먹사니즘’ ‘중도보수 발언’ 등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행보를 겨냥, “원칙 없는 실용주의는 기회주의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국회에서 강연을 하기는 4년 만이다. 한 권의 단행본 분량인 이날 강연록은 박 시장이 일주일 정도 밤을 새워가며 작성했다고 한다. 이날 강연을 두고 최근 주변의 출마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박 시장의 대권 행보와 연결 짓는 시각도 나오지만, 박 시장은 "아직 그런 계획은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 ‘미래자유연대’ 창립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을 주제로 발제 강연을 맡았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의 위기는 곧 리더십의 위기”라며 △글로벌 연대 리더십 △혁신의 리더십 △한국형 에너지 리더십 △혁신 균형발전의 리더십 △삶의 질 개선 리더십 △합작 리더십 등 6가지를 제언했다. 그는 “자유의 세대에 커다란 각성이 일어나고, 큰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분노의 목소리들을 제대로 담아 내고 정제한 미래 담론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정식화하고 체계화하며, 이를 다시 교육시키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실천적인 힘’이 필요한 때”라며 “생각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보수의 새로운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배부한 초판 저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에서 리더십에 대한 6가지 주제를 ‘명령’이라고 칭했다. 이는 새로운 미래 담론과 제대로 된 리더십을 염원하는 국민의 목소리이자 명령이라는 뜻에서 주제를 명령으로 풀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의 리더십 재건은 시대가 부여한 명령이자, 대한민국의 위기를 해결할 해법”이라며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연대로 나아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은 정치권과 기업, 과학기술자, 혁신가들의 생태계 전환을 위한 정치적 대합의가 필요하다며 “AI는 전 세계적 게임체인저다. 국가경쟁력의 핵심 요소인데 AI 전략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회와 정부”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직격했다. 그는 “민주당의 주 4일 근무제와 52시간 노동제는 AI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며 “노동 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사회 안전망 강화로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 창출을 끌어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 시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로 혁신성장 잠재력이 저하하고 초저출생, 사회적 불평등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행복국가를 가로막는 요인은 수도권 일극 체제”라며 “떡을 나눠주는 대신 확실한 떡시루를 만들어야 한다. 전국에 복수의 혁신 거점을 두고 서울 대응 ‘축’을 건설하는 등 국가 발전을 위한 혁신 균형발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복지를 넘어 삶의 질에 투자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과 이 대표의 보편적 기본소득사회 정책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자 좌파주의”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부산형 15분 도시’의 성과를 제시하며 “삶의 질 투자를 위한 핵심 토대 마련이 중요하다. 사회적 관계 확산, 다양한 공동체 속 행복 수준 제고를 통한 삶·복지 투자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합작 리더십’을 강조했다. 각 진영의 힘을 모으고 내분, 내홍을 봉합·극복하는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스트롱맨’이 아닌 ‘스트롱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건 권력 기반이 강하고 폭 넓은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권력”이라며 “소통의 리더십과 의사 결정 능력, 집행력을 강화하는 합작 리더십이야말로 현 대한민국을 극복할 요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보수의 가치를 언급했다. 그는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보수의 전통을 이어가고 또 새로 만들어 가야 한다. 민주당이 위험한 이유는 그들이 추구하는 이념이 불명확하고 대중 편향적 인식을 드러내기 때문”이라며 “자유·민주·공화의 이념을 바탕으로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이 한 번 더 일어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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