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부곡온천의 부활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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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사람은 누구나 경남 창녕군 ‘부곡하와이’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다. 1979년 개관 당시 보기 드문 극장식 공연장과 워터파크 시설을 갖춰 신혼여행, 수학여행, 온천 효도여행의 필수코스가 되기도 했다. 국내 어디보다 뛰어난 수질을 자랑하는 부곡온천이 인기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대형워터파크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해지고 시설 노후에 따른 개보수 비용 부담으로 2017년 5월 부곡하와이는 안타깝게도 폐업했다. 국내 대표 관광지였던 부곡하와이의 폐업은 인기가 주춤해진 부곡온천관광특구에도 타격을 입혔다.

창녕군이 집계한 부곡온천관광특구의 연도별 관광객은 2012년 382만 명, 2013년 388만 명에 달하며 정점을 찍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310만~344만 명이 다녀갔다. 하지만 부곡하와이가 폐업한 이듬해인 2018년 처음으로 관광객 수가 300만 명 아래로 내려가 280만 명을 기록했고, 2022년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240만~260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부곡온천관광특구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2023년 291만 명, 2024년에는 283만 명이 찾았다. 창녕군은 올해 300만 명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부곡온천의 부활에는 온천·숙박 업소들이 가족탕을 갖춘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하고 가족 단위 관광객을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대중탕 이용은 꺼리지만 온천욕을 하고 싶은 이용객의 수요를 파악한 것이다. 현재 20여 곳의 숙박·온천업소에는 객실마다 가족탕 개념의 온천탕이 있고 목욕탕 개념의 온천시설이 조성돼 있다. 이 일대 숙박시설의 객실만 해도 1300여 개에 달한다. 가성비가 높고, 숙박하지 않더라도 객실 대실로 가족끼리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예약률은 90% 이상이라고 한다. 최근 함양∼울산고속도로 중 창녕∼울산 구간 개통도 관광객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창녕군은 가족 단위 온천객에게 좀 더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미로공원, 인공폭포, 온천중앙로 야간경관 조성사업을 완료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3년 충북 충주시 수안보, 충남 아산시 온양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 온천도시로 이름을 올린 부곡온천이 국내 대표 관광지의 화려했던 명성을 다시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때마침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제30회 부곡온천축제도 열린다. 전국 최고 수온인 섭씨 78도의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에서 목욕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보면 어떨까.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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