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기간 금지' 공매도 이달 말 재개… 바이오·이차전지 타깃 전망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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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5년 만에 완전 정상화
단기적으로 큰 변동성 불가피
초기 저평가 가치주 상승 주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불법 공매도 적출 시연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불법 공매도 적출 시연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 따른 시장 활기 기대감과 시장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는 2020년 3월 이후 무려 5년 만으로, 역대 최장 금지 기간 끝의 재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되는 것과 관련해 한국 증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값에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 거품을 해소하고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데 더해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활발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정보력 우위에 있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며 반발해 왔다. 또 불공정성 논란과 시세 조작에 이용될 위험이 있어 2023년 11월부터 전면 금지된 바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통용되는 투자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외국인들의 놀이터’를 자처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이번 공매도 재개가 증시 전체 흐름을 크게 바꾸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3년 금융시장 불안 사태 등 4차례에 걸쳐 공매도가 금지됐다. 이후 공매도 재개가 됐던 세 차례 사례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1개월 내에는 변동성이 커졌으나 3개월 후에는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2009년 공매도 재개 당시 코스피 지수는 한달간 1.8% 상승했고, 3개월 뒤에는 14% 급등했다. 공매도 재개 초기에는 저평가된 가치주들이 상승 흐름을 주도한 반면,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2011년 공매도 재개 후에도 한 달간은 코스피 지수가 1.7% 하락했지만 이후 3개월간 4~5% 상승했다. 당시 공매도 타깃이 된 종목들은 고평가돼 있던 바이오주와 일부 성장주였다. 2021년에도 흐름이 유사해 바이오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에도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이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이차전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일부 기술주 등이 공매도 집중 업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국내 주요 증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들 기관들은 2023년 11월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 전산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이를 바탕으로 기관투자자 잔고 관리 시스템과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구축했다. NSDS는 기관투자가의 잔고와 매매 내역을 대조해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는 시스템으로, 세계 최초로 구축한 전산 시스템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 매매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주식을 실제로 빌리지 않고 공매도를 하는 불법 거래 방식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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