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목숨 앗아간 영남 산불, 모두 실화였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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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경북 의성 부주의로 발화
울산·김해도 용접·쓰레기 소각 때문
감시·계도에 한계 느낀 지자체 고심

홍태용 김해시장이 23일 오전 한림면 산불 현장 인근에서 진화 현황 브리핑을 받고 있다. 김해시 제공 홍태용 김해시장이 23일 오전 한림면 산불 현장 인근에서 진화 현황 브리핑을 받고 있다. 김해시 제공

최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난 산불이 모두 입산객의 부주의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산청군에서는 진화대원 인명피해까지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23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는 모두 174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62.51㏊가 소실됐다. 지난해는 279건의 산불이 발생해 131.94㏊가 불에 탔다. 피해 면적만 놓고 보면 지난 석 달 동안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산림 당국은 올해 건조한 날씨로 산불 위험이 증가하자 지난 21일 “전국 대부분 지역 산불위험지수가 ‘높음’ 상황이니 대형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후 사흘간 전국 각지에서 30여 건이 넘는 산불이 나 진화에 고충을 겪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입산객 부주의 때문으로 밝혀져 인근 주민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산림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발생해 산불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군 산불은 인근 주민이 예초기로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발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천면의 한 농장 주가 잡초 제거를 위해 작동시킨 예초기에서 불씨가 튀었고, 이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주변을 태우며 확산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의 원인도 성묘객 실화로 확인됐다. 의성군 관계자는 “괴산리 야산 산불은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화재 발생 난 후 실화자가 직접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발생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농막에서 용접을 하다 튄 불씨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 당국과 경찰은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화인을 추정 중이다. 이들은 진화부터 마치고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산 106번지 일대에서 난 산불도 한 문중 묘지를 관리인이 계곡 수로 작업 후 소지하고 있던 과자봉지를 태우다 난 것으로 확인됐다.

인재로 인한 산불이 잇따르자, 감시와 계도 등을 통해 산불을 막아 보려 했던 지자체 고심도 깊어진다. 김해시 김진현 공원녹지사업소장은 “지금은 매우 건조한 시기”라며 “쓰레기와 영농 부산물 소각 행위 등을 하지 말고 산불예방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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