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가슴 쓸어내린 하동군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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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오 발화된 2단계 산불
24시간 만에 주불 진화 선언
대피 주민 506명 귀가 조치
울주서는 50대 실화자 입건

7일 2단계 산불이 발생한 경남 하동군 옥종면 한 야산에서 진화대원이 잔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7일 2단계 산불이 발생한 경남 하동군 옥종면 한 야산에서 진화대원이 잔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경남 하동군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이 약 24시간 만에 진화됐다. 산청 산불의 피해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산불이었지만 임도를 통한 야간 진화에 주력하면서 다행히 큰 확산을 막았다. 이번에도 예초기의 작은 불티가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경남과 울산에서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경남도·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 산불 진화율은 100%다. 전날 낮 12시 5분 불이 난 지 약 24시간 만이다. 이번 화재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약 70ha, 불길이 뻗어나간 화선 길이는 4.65km에 달했다.

산불이 나자 산림당국은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헬기 36대를 포함한 장비와 인력을 투입했지만 일몰 전까지 주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8일 새벽 초속 20m에 달하는 강한 돌풍이 불면서 일부 지역에서 불이 다시 번지기 일쑤였다. 당국은 밤새 장비 72대와 인력 667명을 동원해 불길 확산을 저지했다. 특히 산불 발생 지역에 임도가 잘 갖춰져 있어 야간에도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이번 산불은 200m가량 낮은 해발고도라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했다”며 “또한 앞선 산불과 달리 임도가 잘 정비돼 있어 인력과 장비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인근 주민 506명이 옥종고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가 모두 귀가했다. 또 산불이 시작된 곳 인근에 있던 70대 남성이 자체적으로 불을 끄다가 양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산림당국은 이 남성이 예초기로 작업하다가 불티가 튀어 산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이 모두 농막이나 산 인근에서 이뤄진 용접 작업 등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화장산 산불 용의자로 50대 남성 A 씨를 특정해 산림보호법(실화)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 인근에서 울타리 용접 작업을 하다가 산불을 낸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인 7일 합동감식을 통해 불길이 지나간 흔적을 확인, 인근 CCTV 등을 정밀 분석해 용접기를 들고 가는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용접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림당국과 경찰은 지난달 22일 발생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과 관련해 이틀 뒤인 24일 농막에서 용접작업을 한 60대 남성 A 씨를 산불 용의자로 보고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당시 온양읍 산불은 울산 역대 산불 피해 중 최대 면적인 931ha(축구장 1300개 면적)의 임야를 태우고 닷새 만에 진화됐고, 언양 산불은 이틀 동안 63ha 산림을 태웠다.

울산에서는 이 2건의 대형 산불 외에도 이달 5일 울주군 온양읍 야산에서 다시 산불이 발생, 1ha 규모 산림을 태우고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이날 불 역시 농막 그라인더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야산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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