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선 출마 선언…“이재명과 싸워 이길 사람은 나”
10일 국회서 대선 출마 선언식 열어
대통령 4년 중임제·양원제 구상 제시
“괴물 정권 탄생하는 일 막아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해 “이재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양원제 도입 등 개헌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한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본관 분수대 앞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광복 후 80년간 피땀 흘려 이룩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우리가 평화롭게 누려온 일상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처절한 전쟁”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선언식에 앞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했다.
그는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괴물 정권이 탄생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저버릴 수 있는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한 전 대표는 “누가 이재명과 싸워 이기겠느냐. 누굴 이재명이 가장 두려워하겠느냐”며 “수십 번의 탄핵과 입법 폭주로 무자비한 횡포를 부린 거대 야당으로부터 국민을 지킬 사람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며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겠다. 그것은 자유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민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 시대’ 구상을 내놓았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약속한다”며 “전체 국회의원 숫자는 늘리지 않는 대신 비례대표를 없애고 상원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차기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자”고 제안하고, “이번 대통령은 3년 뒤 열리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격차 해소 방안으로는 “경제·산업·문화의 중심인 거점도시를 토대로 5대 메가폴리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고물가 대책으로는 에너지 가격 안정과 근로소득세 인하를 약속했다.
한 전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제 남은 것은 이재명”이라며 “그가 형사법정에서 심판받기 전에, 우리 국민은 이번 선거에서 그를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법원의 선고가 아니라 국민의 선거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