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스 산업에도 R&D 투자 반드시 필요합니다” 박상원 부산컨벤션산업협회장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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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마이스 인프라 잘 갖춰
중·장거리 항공편 확충은 과제
지산학 상시로 모여 연구하고
부산만의 자체 행사 만들어야

박상원 회장은 “해양 관광자원을 갖춘 부산은 마이스 산업에 최적의 도시”라고 말했다. 박상원 회장은 “해양 관광자원을 갖춘 부산은 마이스 산업에 최적의 도시”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매년 봄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열립니다. 부산시의 ‘페스티벌 시월’이 벤치마킹한 축제죠. 티켓 가격이 200만~300만 원인데도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요. 지난해 이 행사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55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부산에서 그런 행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사)부산컨벤션산업협회 회장으로 재선출된 박상원 (주)포유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체 개발 행사’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현재 업계는 주로 행사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행사 유치 과정부터 함께하는 것은 물론 자체 행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협회도 그 부분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영국의 ‘인포마’와 ‘리드 엑시비션스’는 수조 원대 기업 가치를 지닌 글로벌 전시회사다. 박 대표는 “그런 마이스 대기업이 부산에서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수 전시사와 업계가 부산에 모여들 수 있도록 법인세 혜택이나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마이스 특별법’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이스 도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복합리조트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마이스 산업도 R&D(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잘 되는 행사들을 직접 보고 연구하는 게 중요한 분야입니다.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 하죠. 다보스 포럼만 해도 참가비가 1억 원에 육박합니다.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는 더더욱 가기가 힘들어요. 다른 산업처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부산의 해양 관광자원은 마이스 산업에 있어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항공편 부족’은 필드에서 절실하게 느끼는 문제라고 했다. “부산에 국적기 항공편이 계속 없어지고 있어요. 거의 LCC(저비용항공사)만 남아 있는 상황이죠. 중·장거리 항공편이 부산으로 바로 들어와야 컨벤션산업과 관광산업이 살아요. 세계적인 A급 연사들을 초대하려고 해도 항공편이 너무 불편합니다. 항공편만 개선되면 부산만큼 좋은 마이스 인프라를 가진 데가 없어요.”

박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가 보편화됐지만, 오프라인 행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봤다. “웬만해선 잘 움직이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에, 역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더 커지고 더 깊어질 겁니다. 또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화상으로 하면 깊은 얘기가 안 되더라고요. 다양한 국제회의를 지켜보면 백스테이지가 훨씬 치열해요. 함께 식사하고 술도 한잔하면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오프라인 만남이 필요합니다.”

2003년 창업한 박 대표는 대학교 때 학생회 활동으로 축제 기획을 하면서 이 분야에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처음에는 일이 많은 서울에서 행사 스태프로 일했다. ‘사장’이다 보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고 프로젝트 한 부분씩 맡아서 하다가 점점 몸집을 키웠다. “포유커뮤니케이션즈의 정직원이 41명인데 직원 70%가 3년 이상 경력자입니다. 본사가 부산에 있어도 서울 업체들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아요.”

박 대표는 “마이스 산업은 1차적으로 연관된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후방 산업을 지니고 있어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며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자체-기업-학계가 상시로 모여 연구하는 협의체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무진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끌고 나갈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상시로 모여서 연구하고 부산 시장에 맞는 행사를 개발해야 합니다. 페스티벌 시월도 더 보강하고요. 기관들이 협조하면 ‘글로벌 마이스 도시’에 빠르게 닿을 수 있습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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