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선 경선 흥행 총력전… 국힘 ‘예능형 경선’ vs 민주당 ‘정책연대’
국민의힘, 예능형 경선으로 주목 끌기
한동훈·홍준표·나경원 토론서 맞대결
민주당, 소수 정당과 정책 연대 본격화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경선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맞설 경쟁자를 선출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예능적 요소를 도입해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독주 체제로 긴장감이 떨어진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정당과의 정책 연대로 대선 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를 열고 예비후보 8명의 경선 토론회 조 편성을 마쳤다. 행사에는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참석했다. 이들은 도착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토론 주제를 골랐다. A조에는 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 후보가, B조에는 홍준표·한동훈·이철우·나경원 후보가 포함됐다. A조는 ‘청년미래’, B조는 ‘사회통합’을 주제로 19~20일 이틀간 토론에 나선다.
대선에 출마한 이유를 묻는 ‘출마의 변’도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는 타이머가 설치된 무대에서 1분 이내로 발언하고, 1분 30초가 지나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꺼지는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의 장황한 자기소개 대신, 제한된 시간 안에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다.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에서 MBTI 기반 자기소개, 밸런스 퀴즈 등 다양한 예능형 콘텐츠를 도입했다. 후보 간 공약을 소개하는 ‘닥터 프렌즈’, 청년 보좌관들이 참여하는 ‘스피드 퀴즈’, 대기실 비하인드 영상, 인공지능(AI)이 소개하는 ‘악플’에 대한 후보 반응 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경선을 콘텐츠화해 유권자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오는 23일에는 1차 컷오프를 통과한 4인의 두 번째 미디어데이가 예정돼 있고, 24~25일에는 일대일 주도권 토론이 이어진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대선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장은 윤재옥 의원, 부위원장은 정점식 의원이 맡았다. 부산 지역에서는 김희정·서지영·주진우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윤 의원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토끼와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겼듯이, 지금 앞섰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철저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준비한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임하겠다. 신속하고 예리하게, 빈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구도 자체가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와 맞설 유력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당안팎에서는 ‘이재명 추대식 경선’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모습이다. 이번 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비이재명계는 이 방식이 당내 영향력이 큰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등 소수 정당과의 정책 연대를 통해 유권자 관심 몰이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함께 정치·검찰개혁 등을 주제로 한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늘 토론회가 검찰개혁, 언론개혁, 노동권 확대, 불평등 해소, 기후위기 대응 등 사회대개혁 설계도 제시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함께 차기 선거시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과 검찰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에 공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내란세력 재집권 저지를 위한 정당 연대 △내란 특검 실시 △반헌법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교섭단체 요건 완화 △결선투표제 △사회대개혁·기본권 강화·지방분권 대선 공약 추진 △권력기관 개혁 △제2기 원탁회의 출범 등을 합의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