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누수 은폐' 부산~후쿠오카 퀸비틀호, 한국 여객선사에 매각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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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본 후쿠오카를 오가는 고속 여객선 퀸비틀호의 운영사인 일본 JR큐슈고속선 사장이 선박 누수 사실을 지난해 2월께 알고도 이를 은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오는 퀸비틀호. 부산일보DB 부산~일본 후쿠오카를 오가는 고속 여객선 퀸비틀호의 운영사인 일본 JR큐슈고속선 사장이 선박 누수 사실을 지난해 2월께 알고도 이를 은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오는 퀸비틀호. 부산일보DB

지난해까지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를 오가면서 선체 결함 사실을 숨긴 채 운항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노선에서 전격 철수한 일본 쾌속선 '퀸비틀호'가 한국 업체인 '팬스타라인닷컴'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일본 교도통신(47news) 등의 보도에 따르면 퀸비틀호 운영을 중단한 JR큐슈는 오는 5월 중 팬스타라인닷컴에 배를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액이나 인도 후 퀸비틀호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는 공표되지 않았다. 다만 한일 간 항로에는 운항하지 않는 것이 매각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스타라인닷컴은 종합물류기업 팬스타그룹의 해운 계열사로, 부산과 오사카 간 여객선 등을 운영하고 있다. 2600t급 선박인 퀸비틀호는 정원 502명(영업 좌석 448석)으로 2022년부터 취항해 부산과 후쿠오카를 3시간 40분(편도 기준)에 연결해왔다.


앞서 퀸비틀호는 지난해 8월 '누수 사고' 등의 안전 문제가 대외적으로 불거지기 전까지 매일 운항을 이어왔다. 운영사인 JR큐슈고속선은 그 해 2월 운항 중 뱃머리 균열로 누수 사고가 발생했지만 필요한 임시 검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5월까지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성에 이를 보고하지 않은 채 계속 운항했다. JR큐슈고속선은 누수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누수 센서의 위치를 옮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30일에는 부산행 퀸비틀호에서 운항 중 바닷물이 들어온다는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당시 배에는 승객과 승무원 340명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선박 누수 사실을 3개월 이상 숨긴채 운항을 계속한 '퀸비틀호' 운영사 JR큐슈의 모회사인 JR큐슈 임원들이 지난해 8월 14일 후쿠오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일본신문 제공 선박 누수 사실을 3개월 이상 숨긴채 운항을 계속한 '퀸비틀호' 운영사 JR큐슈의 모회사인 JR큐슈 임원들이 지난해 8월 14일 후쿠오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일본신문 제공

이후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해 8월 감사에서 누수 은폐 사실을 적발했으며 9월에 안전 관리자 등의 해임을 요구하는 첫 명령을 내렸다. 이어 10월에는 해상보안청이 선박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속선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에 모회사인 JR큐슈는 11월 누수 은폐를 주도한 자회사 JR큐슈고속선의 전 사장 등 3명을 징계해고했고, 다음 달인 12월에는 사업 철수까지 결정했다. 교도통신은 당시 "누수 원인이 된 퀸비틀호의 합금 부분 강도를 높이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된 데다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이 격화돼온 점도 철수 결정 배경"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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