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서 K-팝 전율 선보인 거제 장목예중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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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쌍계사 차 문화 대축전
음악공연·문학작품 발표 참여

‘2025 쌍계사 차 문화 대축전’에 참여한 거제 장목예술중학교 학생과 교사들. 장목예술중 제공 ‘2025 쌍계사 차 문화 대축전’에 참여한 거제 장목예술중학교 학생과 교사들. 장목예술중 제공

‘천년을 이어온 차 문화 향기에 K-팝이 스며들었다.’

‘2025 차 문화 대축전’이 열린 지난 19일 경남 하동 쌍계사. 개막 10분 전, 가수 이예준의 대표곡 ‘미친 소리’가 경내에 낯선 이의 음성으로 울려 퍼진다.

분명 커버곡(기존에 발표됐던 곡을 다른 뮤지션이 부르는 것)인데, 원곡자 못지않은 감성과 울림이 담겼다.

무대에 선 주인공은 경남 거제 장목예술중학교 3학년 황서윤 학생. 절제된 감정과 폭발적인 고음이 관객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채 가시지 않은 여운은 장목예술중 K-팝 밴드 ‘JMA K-pop Band’가 이었다.

이지우, 김가빈, 김유리, 김하은, 유아빈, 조태린, 김지인으로 구성된 밴드는 직접 준비한 K-팝 리믹스로 고즈넉한 경내를 단숨에 K-팝 콘서트장으로 바꿔놓았다.

장목예술중학교 3학년 황서윤 학생이 행사 개막 전 커버곡 '미친 소리'를 열창하고 있다. 장목예술중학교 제공 장목예술중학교 3학년 황서윤 학생이 행사 개막 전 커버곡 '미친 소리'를 열창하고 있다. 장목예술중학교 제공

경남 유일의 실용음악 중심 특성화중학교인 장목예술중 학생들이 또 한 번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전통과 현대, 차와 음악, 불교문화와 디지털 감성이 어우러진 쌍계사 차 문화 대축전이 이들을 위한 무대였다.

특히 유명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S)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장목예술중이 추구해 온 실용예술교육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문학 부문에서도 장목예술중의 예술융합교육 성과가 빛났다.

1학년 박다은 학생은 이번 축전 메인 이벤트인 ‘茶 디카시로 만나다’ 부문에서 경상남도교육감상을 수상했다.

디카시로 만나다는 단순한 문학 경연이 아닌 시배지(첫 재배지) 역사적 공간을 활용한 창작 체험 활동이다.

박다은 학생은 현장을 직접 답사하며 촬영한 사진에 ‘따뜻한 차’를 주제로 창작시를 완성해 호평을 받았다.

장목예술중 박상욱 교장은 “단순한 경험을 넘어 ‘한국적 예술성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비전을 체감하는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다”면서 “전국을 무대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행보는 디지털 시대 예술교육에 있어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거제 장목예술중학교 1학년 박다은 학생이 ‘茶 디카시로 만나다’ 부문에서 경상남도교육감상을 수상했다. 학교 제공 거제 장목예술중학교 1학년 박다은 학생이 ‘茶 디카시로 만나다’ 부문에서 경상남도교육감상을 수상했다. 학교 제공

장목예술중은 1953년 개교한 장목중학교를 모체로, 지난해까지 졸업생 7200여 명을 배출한 전통의 명문 사학이다.

하지만 지리적 환경과 학령인구 등 열악한 교육환경 탓에 뒤처졌고, 2021년 전교생이 19명으로 줄면서 폐교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다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중등교사 양성 과정인 교직학부 교수를 지낸 박상욱 교수가 제11대 교장으로 취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박 교장은 학생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후 경남 최초 실용음악 중심 특성화중학교로 거듭나며 작지만 강한학교로 자리매김했다.

2025 쌍계사 차 문화 대축전에서 걸그룹 트리플에스가 공연하고 있다. 장목예술중학교 제공 2025 쌍계사 차 문화 대축전에서 걸그룹 트리플에스가 공연하고 있다. 장목예술중학교 제공

2023년에는 연세예술원과 실용음악 교육 강화를 위한 교류 협약을 맺고 차세대 K팝(K-pop) 인재를 육성 중이다.

연세예술원은 보컬그룹 스윗소로우 멤버인 김영우가 주임교수, 가수 싸이가 특임교수로 있는 국내 최고의 예술 교육 기관이다.

덕분에 교육부 주관 ‘2023 농어촌 참 좋은 학교’에 선정돼 교육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작년 7월에는 일본 오사카 건국중학교와 상호교육교류 협약(MOU)을 체결,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케이팝(K-pop)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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