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위험성 부각된 고령운전자, 이동권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도로 위의 고령운전자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의 반응 시간은 젊은 운전자보다 평균 1초 이상 느리다. 예를 들어 통상 시속 50km로 주행 중인 차량이 브레이크를 1초 늦게 밟을 경우, 약 14m를 더 주행하게 된다. 이 때문에 늦은 반응 속도는 급발진, 역주행 같은 사고로 이어지는 중대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고령자는 운전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농촌 지역에선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고령층에게는 병원 방문이나 생필품 구매 등 생존과 직결된다. 차량 운전 여부는 어르신들의 자립과 자존심이 걸린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순한 운전 금지보다는 정기적인 운전 능력 검사와 함께,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그에 따른 교통비 지원이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제공 같은 실질적 보완책이 필요하다. 더불어 고령 운전자에게 적합한 첨단 안전장치 또는 보조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을 지원하거나, 운전 습관을 분석해 가족에게 알리는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실습 중심의 교통 교육, 지역 맞춤형 셔틀버스, 공동체 카셰어링과 같은 이동수단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고령운전자 문제는 단지 위험만 따져서는 안 된다. 노인 이동권과 교통 안전,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는 사회적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기훈·부산 동래구 낙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