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경영 악화 부산의료원에 ‘역대 최대’ 규모 출연
2차 추경 통해 총 174억으로
확정 땐 작년 131억보다 33%↑
환자 수 급감으로 경영난 심각
부산의료원 전경
코로나19 이후 경영 악화로 지난해 100억 원 차입까지 한 부산의료원에 부산시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 출연에 나선다. 부산의료원은 올 1분기 병상 가동률이 소폭 올라 미미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누적된 경영 적자를 극복하려면 당장은 재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부산시의회에 시민건강분야 출연 변경 동의안을 제출했다. 동의안의 주요 내용은 당초 본예산에 반영했던 부산의료원 출연금(86억 8400만 원)을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88억 원 증액해 총 174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동의안이 통과되고 추경까지 확정되면 부산의료원은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출연을 받게 된다.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 출연이 이뤄졌던 지난해(131억 원)와 비교했을 때도 33% 정도 증액되는 것이다.
경영난의 직접 원인이 된 코로나19 유행 이전 부산의료원은 연 약 30억~50억 원을 출연금으로 받았다. 코로나19 이후로도 2020년 111억 원, 2021년 50억 원, 2022년 25억 원, 2023년 24억 원가량을 지원받았다.
부산의료원의 올 1~3월 병상 가동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다. 그러나 진료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출도 같이 늘었고, 아직 수입이 경영난을 회복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출연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병상 가동률은 38.9%였고, 올 1분기 평균 병상 가동률은 46%를 기록했다.
증액분 88억 원은 올 하반기 재료비와 관리운영비 등으로 쓰일 전망이다. 부산시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재료비 등 지출도 늘어났다”며 “아직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증액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의료원은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기능하면서, 기존 환자들이 대거 이탈해 진료량이 급감했다. 이후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사직 등과 맞물려 진료량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부산의료원의 입원·외래 환자 수는 29만 6851명으로,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직전인 2019년 43만 1493명의 45.6%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3월에는 100억 원을 차입했고, 6월에는 직원들의 상여금이 미지급되는 임금체불까지 발생했다.
한편 지난 22일에는 시와 시의회, 공공의료 전문가, 부산의료원 노사 등이 참여하는 부산의료원 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이 첫 회의를 가졌다. TF팀은 부산의료원의 정상화를 목표로 현안을 공유하며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