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덮친 사법리스크… 대선판 '출렁'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대법, 이재명 대권가도에 브레이크
민주당, 독주 체제 앞세워 대권 고삐 강화
국민의힘, 반명 기류 엔진으로 '빅텐트'에 동력
중도층 민심 이동 여부 관심…국힘 반사이익 촉각
나란히 악재 안은 거대양당 출구전략에 대선 승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포차 식당에서 '당신의 하루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란 주제로 열린 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등 비(非)전형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나서며 손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이 후보의 대권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6·3 대선 이전 확정 판결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만일 확정 판결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의 최대 ‘사법 리스크’가 유죄로 기울면서 대통령 후보 자격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죄를 확신하던 민주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고, 국민의힘은 대법 선고를 발판으로 ‘반명’(반이재명) 기류 조성을 위한 여론전에 당력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1일 대법은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파기환송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돌려보낸 것이다.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고법은 이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 이 경우 파기환송 후 원심을 심리하는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 취지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후보에게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민주당은 대법 결정에 반발하면서도 대권 탈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쥘 태세다. 현재로써 이 후보의 대선 출마 자체엔 문제가 없는 데다 대통령 당선만이 이 후보의 유일한 사법 리스크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만일 대선에 앞서 고법 판단이 나오고 그 내용이 이 후보의 피선거권 박탈형(벌금 100만 원 이상)일 경우 이 후보 측 상고로 재상고심이 진행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상 6·3 대선 전 확정 판결이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관건은 이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 논란이다. 이 후보의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지만, 국민 여론은 이 후보와 멀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 사법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고 맹폭 여론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 후보의 대통령 자격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2심 재판부 판단에 대한 대법 파기환송은 무죄 판결의 흠결을 꼽은 것”이라며 “피선거권 박탈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반명 빅텐트’에도 확실한 동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명 기류의 밑바닥 심리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서 비롯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와 3지대 인물 간 연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공직에서 사퇴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둔 만큼, 국민의힘 내에선 ‘반명’을 기치로 세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기로에 선 이 후보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 최근 발언과 행보에 신중을 가하던 이 후보는 대법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의도적으로 자세를 더욱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사법리스크 부각에 직접 맞서기보다는 민생과 경제에 방점을 찍고 관련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 후보 사건의 파기환송을 정치 보복 또는 사법부의 문제로 규정하고 국민의힘 여론전에 직접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선고 직후 ‘대법의 대선 개입’ 등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후보 사법 리스크 부각에 따른 중도층 민심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반명 감정의 핵심이 그의 사법적 문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단일화 여부에 따라 중도층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이 후보는 현재 선거법 위반 사건을 포함해 총 5개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6·3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상태에서 나란히 악재를 짊어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승패는 출구전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은 만큼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 논란을 불식시키고 이 후보 독주체제를 이어갈지, 계엄과 탄핵 직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대선을 치르는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통해 튼튼한 반명 빅텐트를 지을 수 있을지 여부에 승기가 나뉠 것이란 전망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