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울산 라이징 포트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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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도시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삼성SDI, 에스오일, SK, 롯데정밀화학 등 자동차와 선박 제조업에서 첨단 석유화학 산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그래서 울산을 ‘산업수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도시의 이미지 때문에 울산을 다소 삭막하고 볼거리가 없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더욱이 예전엔 석유화학공단 등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대기 오염 때문에 울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강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환경 개선 노력 덕분에 울산은 이제 공해 도시라는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태화강을 청정 하천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친환경 도시로 자리매김하면서 울산의 문화유산과 관광 명소들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울산은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해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 바위그림 유적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더욱이 반구대 암각화를 가득 덮은 고래와 동물 형상 등은 울산이 신석기시대 강력한 해양 문화를 가진 집단의 본거지라는 것을 알려준다. 전남 순천만에 이어 2019년 전국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도 지역 대표 관광명소로 꼽힌다. 이 밖에도 강과 산, 바다를 갖춘 울산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대왕암공원, 주전몽돌해변, 화암주상절리 등 차별화된 볼거리가 즐비하다.

울산 명소를 당일에 모두 돌아보는 것은 시간적으로 무리다. 하지만 울산박물관 1층에 설치돼 이달부터 본격 유료 운영 중인 ‘울산 라이징 포트’는 단 6분 동안 거의 모든 지역 명소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국 최초의 도심항공교통(UAM) 가상 체험 시설인 울산 라이징 포트는 60㎡ 가량의 내부에 대형 LED 스크린 5면과 4명까지 앉을 수 있는 좌석을 갖추고 있다. 체험이 시작되면 탑승객들은 태화강 국가정원 숲길 속으로 들어가 십리대숲 등을 구경한 뒤 태화강 강줄기를 따라 암각화가 있는 울주군 대곡천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쳐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도착하는 등 실제 UAM을 타고 울산 상공을 비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수직이착륙 등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UAM의 기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이 시설의 장점으로 꼽힌다. 울산 라이징 포트가 울산의 남다른 매력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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