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신라벨트 골목골목 경청투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경남 창녕군 창녕공설시장을 찾아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고향인 창녕을 찾아 그와 최근에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정치는 입장이 달라도 미워하면 안 된다. 같이 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영남 신라벨트 골목골목 경청투어' 일정으로 경남 창녕군 창녕시장길을 찾아 "여기가 홍 시장 고향이 맞나"라며 "제가 며칠 전에 홍 시장과 통화했다. 전화했더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분이 저와 정치적 입장이 다르기도 하고 가끔씩 저한테 미운 소리도 해서 제가 약간 삐질 때도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곧이어 "그분은 나름대로 자기의 입장을 그런 대로 유지해 온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호평했다. 또한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은)변칙, 반칙 이런 걸 쉽게 용인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치는 입장이 다르더라도 증오하면 안 된다. 진짜 미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개인적 이해, 사적 이익 때문에 정치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왜 감정을 가지고 왜 죽이려고 하나. 저는 죽일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에 대해 '재밌다', '귀엽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일었던 단일화 진통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저는 남의 집안 이야기 안 하려고 하는데 그분이 아마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기가 찰 것"이라며 "'내 돈 돌려도, 내 돈 돌려도' 그럴 만하지 않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 "우리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는, 계모임의 계주 회장, 동창회 회장이 될 때까지는 경쟁한다"며 "그러나 회장이 된 다음에는 이쪽 편이든, 저쪽이든 다 챙겨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 후보는 "통합이라 하는 건 쉽게 말하지만 우리가 비록 진보적 영역, 개혁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마지막 정점에 가서는 국민을 대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는 김영삼 전 대통령도 그렇고 홍준표 시장도 그렇고 이 큰 기본적 정치 원리에 충실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탈락 후 탈당한 홍 전 대구시장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홍 전 시장은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배웅 나온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만나 "이번 대선판은 이재명 대 이준석 양자구도로 가겠다"라며 "30년 (당에) 있던 나는 나와 버렸다. 더 이상 이 당에서 못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