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후보들 지역 공약 총력전, 실천력 담보돼야
세종 수도 이전·GTX 확대·자치권 제안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 균형발전 이뤄야
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등 3당 후보들이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2일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각 후보의 10대 공약은 AI 산업 육성(이재명), 일자리 창출(김문수), 해외 이전 국내 기업 리쇼어링 촉진(이준석) 등 경제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다. 각 후보가 꺼져가는 성장 엔진을 되살리고, 민생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특히 10대 공약 중 세종 행정수도와 ‘5극 3특’ 추진으로 국토 균형발전(이재명), GTX 전국 5대 광역권 확대 추진(김문수), 법인세 자치권 부여로 지방 경쟁력 강화(이준석) 등의 지역 공약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지역 공약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이재명 후보는 임기 내 세종 집무실을 건립해 ‘세종 행정수도’ 이전의 기틀을 닦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5대 초광역권(수도·동남·대경·중부·호남권)별 특별지자체 구성, 권역별 광역급행철도 건설과 3대 특별자치도(제주·강원·전북)의 자치권한 강화를 위한 특별법 개정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수도권 외에도 울산~양산~김해~창원을 잇는 부울경권 등 GTX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대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지난 11일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 후보는 가덕신공항 2본 활주로 설치, 북항재개발 야구장 건설 추진, 부산에 본점을 둔 금융기관에 세제 혜택 부여 등을 약속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부울경을 포함한 지역 공약을 의욕적으로 앞세우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 공약들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주도 성장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실천력이 담보돼야 한다. 이재명 후보의 세종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수도권의 대척점이자 또 다른 중심축인 동남권 광역경제권을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김문수 후보의 GTX 전국 5대 광역권 확대 추진 공약은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이준석 후보의 가덕신공항 2본 활주로 설치, 북항재개발 야구장 건설 추진 등은 지역에는 실용적인 공약이지만, 실행력 확보가 중요하다.
그동안 정권마다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과제로 내세웠지만, 수도권 일극체제는 더 강화됐다. 대선 후보들의 10대 공약에 들어 있지만, 신산업 집중 육성이 안 되고 저출생 위기가 심화하는 것도 결국 수도권 쏠림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처럼 망국적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제2의 혁신 성장 동력의 새로운 축을 만드는 것이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혁신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남부권 핵심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국책 사업인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은 지금도 흔들리고 있지 않은가. 후보들은 공약의 세부적 실천 계획과 효과 검증을 통해 실질적 균형발전을 끌어내야 한다. 구태한 지역 갈라붙이기식 공약으로는 전임 정부들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