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동원개발, KTX 역세권 개발 '3수' 성공할까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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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주관 공모 국비 100억 지원
2023년 첫 도전 서류 심사서 탈락
지난해 최종 후보 올랐지만 또 고배
올해 동원개발과 손잡고 새 밑그림
복합환승센터, 스포츠케이션센터 등

고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KTX 고성역세권 개발 조감도. 부산일보DB 고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KTX 고성역세권 개발 조감도. 부산일보DB

경남 고성군이 국토교통부 주관 ‘KTX 역세권 개발 공모’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던진다. 2030년 개통 예정인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고성역사 신설에 발맞춘 프로젝트로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최종 심사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엔 부산 지역 중견 건설사인 동원개발과 손잡고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로 했다. 삼수 성공으로 3년째 하세월인 역세권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13일 고성군에 따르면 국토부가 주관하는 ‘발전 육성형 투자선도지구 공모’가 이달 중 시작된다.

투자선도지구는 지역 관광이나 산업 등 특성화 지원을 통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성장거점 육성을 지원하는 제도다. 선정되면 최대 100억 원 국비지원과 함께 73종의 규제 특례 혜택도 받는다. 국토부는 이달 중 신청을 받아 내달 현장평가를 거쳐 7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성군은 2022년 남부내륙철도 노선과 역사 신설이 확정되자 이듬해 ‘KTX 고성역세권 개발’ 계획을 수립해 응모했다.

고성군의회도 “침체일로인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인구유인을 위해 역세권 개발이 절실하다. 지역의 상업, 주거,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지원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힘을 보탰다.

그러나 결과는 1차 서류심사 탈락이었다. 당시 총사업비 증액 여파로 남부내륙철도 사업계획에 대한 적정성 재검토가 진행 중이었던 데다, 고성군의 공모 준비 기간 역시 2개월 남짓으로 짧아 제대로 된 밑그림을 그리지 못한 탓이다.

고성군의회는 2023년 6월 열린 제28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향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KTX 고성역세권 투자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지원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부산일보DB 고성군의회는 2023년 6월 열린 제28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향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KTX 고성역세권 투자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지원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부산일보DB

이에 국가철도공단과 국토부 사전컨설팅에 참여해 부족한 부분을 꼼꼼히 보완한 고성군은 지난해 두 번째 공모를 신청했고, 서류심사와 현장실사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또다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고성을 포함해 총 5개 지자체 사업이 최종 심사 대상에 올랐는데, 경쟁 사업에 비해 현실성이나 세부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고성군은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지난해 9월, 공공토지비축사업 선정으로 사업부지 문제가 해소되자 국토부에 제4차 복합환승센터(고성시외버스터미널 포함) 기본계획 반영을 요청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복합환승센터 구축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용역도 완료했다.

이를 토대로 1225억 원(국비 430억 원, 도비 80억 원, 군비 504억 원, 민자 211억 원) 규모 ‘KTX 고성역세권 스포츠힐링타운’을 완성했다. 대상지는 고성읍 송학리 54-1번지 일원 22만㎥다.

고성군은 이곳에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스포츠케이션센터, 주거단지, 비지니스호텔, 상업시설 등을 조성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구심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와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을 합성한 단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등장한 새로운 휴가 트렌드다. 이를 통해 1600개가 넘는 새 일자리와 연간 2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고성군은 국토연구원, 한국토지주택공사, 철도공단 추가 컨설팅을 거쳐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고성군과 동원개발은 8일 군 청사 회의실에서 ‘KTX 고성역세권 스포츠힐링타운’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성군 제공 고성군과 동원개발은 8일 군 청사 회의실에서 ‘KTX 고성역세권 스포츠힐링타운’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성군 제공

남은 건 민자 유치인데, 동원개발이라는 든든한 조력자도 확보했다. 고성군은 지난 8일 동원개발과 민관 협력 강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고성역세권 개발을 본격화하는 첫 단추다.

양측은 협약에 따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민간 개발 부문 투자와 자금 조달에 필요한 금융모델을 만든다. 이와 함께 친환경 건축설계(ESG 기반)를 적용한 지속가능한 도시개발과 수익배분·시설운영 지분 참여 협의도 지원한다.

고성군 관계자는 “두 차례 탈락한 배경을 면밀히 검토하여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선정돼 차질 없는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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