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들에게 재능 나눠주는 따뜻한 사람 되고 싶어”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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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법무법인 금정 대표 변호사
결혼 후 아이 있는 상황에서 변호사 합격 늦깎이
소년 사건 무료 변론으로 화제
지난해 ‘대한민국 청렴대상’ 수상







“변호사라는 인생 4막에 들어선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변호사 진출이 늦긴 했지만 지역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전문 변호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산 연제구 법무법인 금정 이혜영 대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상황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늦깎이 변호사다.

마흔이 돼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니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그러나 이 대표 변호사는 급하지 않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원하던 법조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할 뿐이다.

부산 출생인 이 변호사는 1995년 동아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결혼 후 전업주부로 두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하다 큰딸이 초등학교 2학년(9살)이고 아들이 유치원생(6살)이던 2010년 로스쿨(2기)에 입학했다.

당시 주변에선 모두 말렸지만, 평소 친정아버지의 꿈이었던 법관이 되기 위해서였다. 로스쿨 진학을 적극 응원하고 힘을 보탠 사람도 바로 친정아버지였다고 한다.

또한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도 수험 생활 동안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는 40세인 2013년 4월 변호사시험(2회)에 합격했다. 그는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자격을 얻고, 현재는 법무법인 금정의 대표 변호사로 기업 분쟁 해결과 노사 갈등 해소 전문으로 활동하며 노동 인권과 소외계층의 무료 법률 자문 등을 해왔다.

변호사가 된 후 1년이 지난 2014년부터 경남 창원에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허, 디자인, 상표,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권법을 주로 담당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대학원(분자생물학) 진학 후 특허사무소에서 지재권 출원 업무를 담당하면서 변리사 시험에 도전한 경력이 큰 동기가 됐다. 지금은 화학 생물 분야 전문의 변리사로서의 활동도 겸하고 있다.

이 같은 특이한 이력 때문에 그는 기업들의 특허 출원부터 소송 대행까지 지식재산권 관련 토털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일반 변호사들의 경우 법에 대해선 전문성이 있지만 기술 분야는 잘 모르는 한계가 있다. 그는 지식재산권 관련으로 기업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중소기업 법무까지 맡고 있다.

그는 특히 소년 사건 무료 변론으로 화제가 됐다.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던 16살 아들이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빨랫방망이로 폭행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는 “일반 형사 사건으로 접수된 건을 소년 사건으로 이송하고 치료 보호 감호 6개월로 형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금은 파티시에 꿈을 꾸며 전문대학 조리학과에 다니고 있다. 가정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가 더 큰 범죄나 사건으로 빠지기 전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무료 변론 활동으로 가정 폭력, 친족 성폭력에 노출된 미성년 피해자를 자주 접했고, 이는 대한적십자사 위기 가정 지원 릴레이 기부 등 꾸준한 기부로 이어졌다.

이 변호사는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 자란 아동·청소년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걸 보고 사회 지원책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도 무료 변론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최대한 많이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고 한다.

그의 이런 행보는 삼균주의의 실천이다. 삼균주의란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이라는 원리를 통해 개인 간 균등을 이루고 독립 주권으로 민족 간, 국가 간 균등을 이뤄내야 한다는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의 민족주의 사상이다. 이 변호사는 2021년부터 조소앙기념사업회 청년전국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삼균주의적 관점은 사회 불평등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새겨볼 보편 원칙이다”며 “전국 순회 강연 등 공정한 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전문 분야는 특허 소송과 저작권법 등이다. 그는 특허 출원부터 민·형사 소송까지 총괄적으로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최근 법조계 흐름을 보면서 드는 안타까움이 하나 있다. 고위직을 지낸 선배 법조인들이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으로 몰려가는 현상이다.

“현직에서 많은 일을 한 훌륭한 분들이 사회에 나와서 공익 활동에 기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계약서 문구 한 줄을 빼 먹거나, 법적 절차 하나를 어겨 불이익 받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누구나 쉽게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 변호사는 동아대 경영대학원 MBA에 진학해 MBA 원우회장으로도 활동했다. 기업 대상으로 법무 자문 활동을 하면서 경영학을 공부하려는 뜻이었다. 그는 지난해 7월 경남개발공사의 부패 행위 신고자 신분 보호와 내부 신고 활성화를 위한 ‘안심 변호사’에 위촉됐다.

같은 해 1월에는 ‘대한민국 청렴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청렴대상은 공직공익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에서 매년 지역 사회 청렴 문화와 봉사 정신 확산에 기여한 이들을 선정해 수여한다. 이 변호사는 노사 관계 분쟁을 균형적으로 조화롭게 해결한 공적을 인정받아 사회봉사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는 법무부 9988중소기업법률지원단 변호사로 활동하며 중소기업 권익을 대변하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공익위원, 경남테크노파크 고문변호사, 경남규제위원회, 입법평가위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부산 북구 지역에서는 한국자유총연맹, 청년연합회 자문위원, 북구체육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8년에 라디오 방송으로 전하는 세상 읽는 법 <이혜영 변호사의 이래도 되나요> 책도 출판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눠주는 그런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들 안 될 거라고 했지만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정신으로 살아왔기에 그 마음으로 주민에게 봉사하고 싶습니다.” 그는 숨겨둔 포부를 밝혔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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