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해도 수능 수학 점수 안 올라”… 10명 중 6명은 성적 제자리
진학사, 2024년도 2025년도 응시생 일부 분석
수학 1등급 유지율 70%… 국어·탐구보다 월등
“중위권일수록 개념과 원리 충분히 익혀야”
2025학년도 재수생 수능 등급 변화 그래프. 진학사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 가운데 수학은 재수해도 성적을 올리기 가장 어려운 과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재수생 10명 중 6명은 수학 성적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하락했고, 중하위권 수험생 역시 다른 과목에 비해 등급 상승 비율이 크게 낮았다.
진학사는 2024학년도와 2025학년도 수능에 연속 응시한 수험생 중 진학닷컴에 성적을 입력한 4만 124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어, 수학, 탐구 영역 가운데 2년 연속 같은 등급을 받았거나 성적이 하락한 비율은 수학이 59%로 가장 높았다. 국어는 55%, 탐구는 52%였다. 재수해도 수학 성적은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다는 뜻이다.
수학은 상위권 유지율에서도 다른 과목과 차이를 보였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69.6%가 2025학년도에도 같은 등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어(57.7%)나 탐구(51.1%)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수학 상위권은 성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반면 중하위권 수험생은 등급을 끌어올리기 어려웠다. 수학 5~6등급 수험생 중 절반 정도만 성적을 상승시켰고, 7등급 수험생의 상승률은 48.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7등급에서 국어는 79.2%, 탐구는 87%가 성적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학의 누적 학습 구조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수학은 이전에 배운 개념을 기반으로 다음 단원을 이해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기초가 약한 수험생은 진도를 따라가기 어렵고 성적 향상도 더디다는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시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큰 만큼, 지레 포기하기보다 자신의 약점을 먼저 파악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중위권 수험생일수록 개념과 원리를 충분히 익히고 교재를 반복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