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세차" 글보고 맡겼는데 '차량 도난' 피해 잇따라…"신종 수법"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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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최근 당근마켓(당근) 등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이른바 '공짜 세차' 글에 속아 차량을 맡겼다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에서 50대 A 씨가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광주 남부경찰서에 접수됐다. A 씨는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서 "후기를 작성해주면 무료로 차량을 세차해주겠다"는 글을 본 뒤, 차 안에 열쇠를 뒀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고속도로 순찰대와 공조해 전북 정읍 소재에서 해당 차량을 운전하고 있던 B 씨를 붙잡았다.


탁송 기사로 일하는 B 씨는 경기 소재로 차량을 탁송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벤츠 차량을 회수해 A 씨에게 돌려주는 한편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 글을 올리고 차량 절도를 시도한 신원 미상의 인물을 쫓고 있다. 차철환 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아무런 대가 없이 차량을 세차해주겠다는 말로 속인 뒤 차량만 훔쳐 가는 신종 절도 수법"이라며 "피해가 늘어나지 않도록 신속하게 신원 미상의 인물을 신속하게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노트북 이미지. 부산일보DB 노트북 이미지. 부산일보DB

앞서 지난 8일에도 경기도 화성과 인근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피해자들은 최근 당근에서 "무료로 세차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고 게시자에게 연락했는데,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글쓴이 C 씨는 출장 세차 업체를 새로 차려 업체 홍보 차 무료로 세차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라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C 씨는 연락해 온 피해자들과 일정을 조율한 뒤 "차 키를 차 안에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 "한번 이용해보고 좋으면 계속 찾아달라"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B 씨를 믿고 차를 맡겼던 피해자들은 차량을 통째로 도난당했고, 피해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수사에 나섰다. 결국 경찰은 같은 날 오후 경남 함안의 폐차장에서 피해 차량 3대를 모두 발견했고, 당시 절도 차량을 해체 중이던 폐차업자 D 씨가 공범으로 긴급체포돼 장물취득 등의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사전에 텔레그램을 통해 C 씨의 연락을 받은 D 씨는 탁송 기사 E 씨가 가지고 온 피해 차량을 장물로 획득해 해체한 뒤 해외로 수출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D 씨는 단순 장물 취득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C 씨와의 연결 고리는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범 C 씨는 사전에 텔레그램으로 폐차업자 D씨를 장물아비로 섭외해 놓고, 훔친 차량을 D 씨를 통해 해체·수출토록 해 그 이득을 얻으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탁송 기사 E 씨의 경우 절도 차량인 줄 모른 채 C 씨의 의뢰를 받아 차량만 탁송한 것으로 보여 입건 대상에서는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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