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응원빵’ ‘크보빵’… 프로야구 열풍에 협업 상품도 ‘빵빵’
프로야구 관중 이달 초 300만 명 돌파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1000만 무난
편의점 세븐일레븐·롯데자이언츠
삼립 등 유통사, KBO·팀 협업
재미·놀이 활용 상품 ‘인기’
무신사 팝업스토어엔 팬 큰 호응
롯데자이언츠 협업 ‘마! 응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부산 사직야구장 내 세븐일레븐 앞에 야구팬들이 줄을 서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지난 2~6일 황금연휴 기간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홈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 내 편의점 세븐일레븐 점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븐일레븐이 롯데자이언츠와 협력해 선보인 ‘마! 응원’ 상품을 사기 위한 야구 팬이 몰려서다. 이 기간 준비한 4만 개 상품이 모두 팔렸고 세븐일레븐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최근 식을 줄 모르는 야구 열기에 프로야구 구단과 유통업계 협업 상품이 무서운 기세로 팔리고 있다.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고심이 깊었던 유통업체들이 프로스포츠 구단과의 협업으로 활로를 찾는 분위기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 한 시즌 1000만 관중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인기는 올해도 이어지는데, 이달 초 최단 경기 300만 관중을 달성했다. 벌써 2년 연속 1000만 관중 기록 달성도 무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미와 놀이를 제품에 활용하는 일에 적극적인 유통업계가 프로 스포츠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현상을 놓칠 리 없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서울 성수동에 ‘KBO 팬 페스타’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차렸는데도 5일간 방문객 1만 4000명이 몰렸다.
팝업스토어는 배팅, 도루, 피칭 등 체험형 미니 게임과 함께 롯데자이언츠를 비롯한 프로야구 10개 구단 상품을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며 소비 위축이 심하지만, 재미와 팬심을 자극한 상품에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호응을 보낸다”며 “앞으로도 인기 스포츠나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이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크보빵’(KBO빵)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야구 협업 상품의 인기몰이는 삼립의 ‘크보빵’(KBO빵)이 포문을 열었다. 3월 20일 출시한 크보빵은 출시한 지 41일 만인 지난달 30일까지 누적 1000만 봉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삼립이 출시한 제품 중 역대 최단 기록이다.
크보빵의 인기 역시 놀이 요소와 야구팬이 공감하는 맛과 디자인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포켓몬빵’에서 위력을 확인한 ‘띠부씰’(탈부착 스티커)은 크보빵 인기의 핵심이다. 무작위(랜덤)로 동봉된 띠부씰은 중고거래 앱에서 교환하거나 ‘나만의 드래프트 라인업’ 구성하기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 연고 롯데자이언츠도 최근 호성적으로 유통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팀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롯데자이언츠와 손잡고 ‘마! 응원’ 빵, 맥주, 과자 등을 출시했다. 제품명 ‘마! 응원’부터 롯데자이언츠 응원 문구 ‘마!’에서 따왔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셀렉트 마!거인단팥빵’과 ‘세븐셀렉트 자이언츠피카츄냐냐’는 전국에 풀렸고, 크러시 맥주 ‘마!비어라’와 ‘세븐셀렉트 자이언츠육각꼬깔콘’ 2종은 부산과 경남에서만 살 수 있도록 했는데 상품마다 완판 인기를 누렸다. 세븐일레븐은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에서 착안한 ‘세븐셀렉트 마!씨앗호떡빵’ 등 후속작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롯데빵은 부산 야구 열기를 타고 인기몰이 중인데, 프로야구단 10개팀 가운데 롯데자이언츠가 크보빵 대상 구단에서 빠진 아쉬움도 녹이고 있다. 크보빵에서 롯데자이언츠가 빠진 건 제조사인 삼립이 롯데자이언츠 모기업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경쟁 관계인 탓이다.
기현경 세븐일레븐 마케팅팀장은 “스포츠 마케팅하면 세븐일레븐을 떠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팬들의 수요를 흡수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자이언츠를 활용한 모기업의 마케팅도 활발하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부산 출신 기업 형지엘리트와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롯데자이언츠샵의 상품기획과 개발에 협력한다. 양측은 지난 3월부터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래드관을 열고 유니폼과 응원도구, 생활잡화 등을 선보이고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