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노인복지관, 지반 침하 ‘안전 우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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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땅 사이 10cm 벌어져
균열·땅 꺼짐 등 4회나 발생
구청, 지반 점검 후 보강 예정

올해 3월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동 동구노인복지관 분관 아래 지반 침하로 땅과 건물이 벌어져 틈 사이가 10cm가량 벌어져 있다. 올해 3월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동 동구노인복지관 분관 아래 지반 침하로 땅과 건물이 벌어져 틈 사이가 10cm가량 벌어져 있다.

부산 동구의 한 노인복지관이 개관 이후 9년 새 4번이나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 등의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노인 220여 명이 이용하는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14일 부산 동구청에 따르면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동구노인종합복지관 분관 부지 일부가 내려앉았다는 민원이 올해 3월 26일 접수됐다. 현재 건물을 받치는 바닥이 내려앉으면서 땅과 건물 사이 틈이 벌어졌고 건물 외벽 일부가 바닥으로부터 10cm가량 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부산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약 10cm 길이의 명함을 벌어진 틈 사이로 넣자 쉽게 들어갈 정도였다. 건물 외벽 아래를 따라 빗물받이와 계단 등 보행로 주변에서도 건물과 땅 사이가 벌어진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민원을 접수한 뒤 건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동구청에 따르면 현재 건물 자체의 내구성이나 구조에 문제는 없다. 현재 노인복지관은 동구청 측의 지시로 지반 침하가 발생한 구역의 통행을 제한한 상태다.

하지만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큰 불안감을 느낀다. 이곳은 하루 평균 220여 명이 찾는 지역 대표 노인복지시설이다. 노인들이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시설이기 때문에 지반 침하 등으로 인한 사고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 복지관 근처에서 만난 한 노인은 “시설이 오래되지도 않은 것으로 아는데 벌써 몇 차례나 땅이 꺼지고 건물에 금이 가 이용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지반 침하와 건물 하자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점도 불안감을 높인다. 2019년 2월 지반 침하로 건물 사이 간격이 벌어졌다. 그해 10월에는 건물 3층 화장실 벽면에 균열이 발견됐다. 2022년 11월에는 도시가스 배관 공사 과정에서 다시 지반 침하가 나타났다.

동구청은 14일 지반 내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점검했고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보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중에는 2900만 원을 편성해 무너진 지반을 복구하고 정비하는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서 세 차례 지반 침하 등 문제가 발생하는 동안 재발을 막지 못한 채 뒤늦게 땜질식 처방에 나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세 차례 건물과 지반에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 3년간 별도의 하자 검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빗물에 토양이 유실되기 쉬운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지반 침하가 재발할 우려도 있다.

동구청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빗물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르신과 종사자들이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보수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friend@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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