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입는 이재명, 매운맛 김문수, 학식 먹는 이준석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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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드러운 이미지' 강조
니트 패션 고집하고, 발언은 신중·순한 맛
김문수는 이재명 '정면돌파' 택
발언 수위 높이면서도 2030 터치
이준석, '학식 정치' 이어가며 체급 불리기
양당 비판하면서 존재감 견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국토종주편'에 나선 6일 전북 장수군 오옥마을을 찾아 국내 최연소 이장인 정민수 이장을 비롯한 주민 어르신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국토종주편'에 나선 6일 전북 장수군 오옥마을을 찾아 국내 최연소 이장인 정민수 이장을 비롯한 주민 어르신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권 주자들의 ‘이미지 싸움’도 무르익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부드러운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니트 패션을 고집하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매운맛’ 발언을 이어가면서 이 후보와의 격차 좁히기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과 미래에 방점을 찍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는 연일 대학 식당을 찾아 ‘학식 정치’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의 ‘3인 3색’ 모습에 각 선대위의 전략과 위기감이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윗’ 택한 이재명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최근 들어 유세복 보다는 주로 니트 옷차림을 고집하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영상에서도 정장이나 파란색 옷이 아닌 차분한 색상의 니트를 택했다. 전국 각지를 찾아다닌 ‘경청투어’에서도 밝은 니트 옷차림을 고집한 바 있다. 파란색을 강조한 일반 복장과 유세복, 짙은 색 양복을 자주 입었던 지난 21대 대선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이 후보의 강경한 이미지를 덜어내고 유권자와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4·10 총선을 전후해 당을 친명(친이재명)계 위주로 재편하고,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배제하는 등 ‘비명횡사’ 논란이 인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연이은 탄핵과 입법 공세, 수위 높은 비판 발언 등이 이 후보를 권위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왔다. 이 후보는 최근 니트 옷차림은 물론, 경호원의 제지를 뚫고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대면해 이야기를 듣는 등 친근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 보여왔던 이미지의 탈바꿈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언론 인터뷰를 대거 줄이고, 비판 발언보다는 포용과 통합의 단어를 주로 쓰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사법부 수호 및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사법부 수호 및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운맛’ 김문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조심스러운 저자세보다는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도덕성 문제를 부각하며 역으로 본인을 홍보하고 있다. 슬로건으로 ‘정정당당’을 택한 것도 이 후보를 겨냥하면서도 본인의 강점을 추켜세우려는 전략이다. 김문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김 후보가 과거 10억 원의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국민 혈세라는 이유로 받기를 거부한 일 등을 내세우며 후보의 청렴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의 발언도 거칠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이지, 가난하게 하는 것이 진보인가”라며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례없는 당 위기 상황 속 아웃복서 스타일이 아닌 이 후보와의 정면 대결에 나선 것이다. 이어 이 후보를 향해 “검사를 사칭하고 총각이라고 사칭하는 ‘거짓말 도사’가 있다”며 “저는 앞으로 절대로 거짓말 안 하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30세대와의 접근성도 강화하고 있다. SNS를 통해 젊은 층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적극 활용해 본인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고, 홍보용 사진에 청년들을 대거 배치하는 등 ‘MZ세대’ 친화 행보에도 힘주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4일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학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4일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학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학식’ 먹는 이준석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본인만의 독보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한 ‘학식 먹자’ 일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국 대학을 돌며 청년들과 함께 학식을 먹는 것으로, 청년과 미래세대에 초점을 둔 이 후보의 전략적인 행보인 셈이다. 지난 14일 이 후보의 부산대 학식 일정에 학생들이 몰리고, 이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는 등 후보 홍보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 후보는 공중전으로는 ‘체급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양당을 비판하는 동시에 본인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혈세가 민주당식 포퓰리즘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강조했고, 국민의힘에게는 “윤석열이라는 당원에게 무슨 약점을 잡혀서 아무 조치도 안하는 거냐”고 일갈하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거듭 선을 그으면서 역으로 그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저지를 위해 이 후보를 응원하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은 이 후보에겐 선거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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