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현 캠코 부산본부 국유재산관리팀 대리 “캠코 고객 만족도 수직 상승 비법은 친절하고 성실한 상담”
지난해 기재부 주관 우수 기관 뽑혀
국유지 무단점유 변상료 문의 많아
직원, 고객 감동 실천법 높은 평가
스트레스 진단·힐링 명상 교육 받아
“그동안 나라 땅을 무단으로 사용했으니 5년치 사용료를 변상하고, 앞으로도 매년 사용료를 내시오”라고 고지하는 일이 ‘업’인 기관이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 ‘우수’를 받았다면? 그것도 최초로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24년 기획재정부 주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잘 살았는데 왜 이제와 이러느냐”는 항의로 시작하는 고객 전화를 “감사합니다” 인사로 끊게 만드는 직원들의 열정 덕분이다. ‘우수’는 2019년 기재부의 고객만족도 조사 개편 이후 캠코가 처음 받아보는 성적표다.
특히 60세 이상 고객 만족도는 2023년 76.8점에서 2024년 89.5점으로 1년 만에 12.7점이나 상승했다. 종합 만족도 점수도 전년 대비 5.1점이 높아져 92.2점이 됐다
“부산이 피란수도잖아요. 서구 아미동의 경우 국유지 무단점유가 많아요. 변상해야 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사용료를 내라는 통지서가 날아오니 놀라실 만하죠. 충분히 이해해요. 화를 내는 분들도 있으신데 최대한 그분들 입장을 많이 들어드린 후에 이해를 하실 때까지 설명하려 합니다. 저희가 주로 쓰는 용어로 설명하면 어르신들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서 어릴 때 할머니와 같이 살았던 때를 떠올리며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고요.”
최근 캠코 본사에서 만난 부산지역본부 국유재산관리2팀 이상현 대리는 벌써 몇 번이나 캠코 게시판에 감사 글이 올라온 ‘고객 감동’ 주인공이다. 최근에는 “묻는 질문에 모두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줘 너무 감사하다. 캠코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준 분이라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다”는 한 고객의 칭찬 글이 올라왔다. 이 대리는 “납부할 금액이 세 가지이다 보니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이해되실 때까지 알려드리자 싶어 네 번을 설명해 드렸다. 여러 번 문의해도 이해가 안 됐는데 덕분에 이해가 됐다고 고마워하신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원들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같은 부서의 차장이 ‘되고 안 되고’의 경계를 분명히 그어주되, 영 아니다 싶은 것도 ‘당신이 틀렸다’고 하지 않고 ‘제가 다시 한 번 알아보겠다’고 응대하는 모습을 보고 ‘고객 감동 실천법’을 가까이서 배웠다”고 전했다.
국유재산 임대와 매수에 관련된 조율까지 하다 보니 현장에 갈 일도 많다. 한 국유지에서는 벌레가 줄지어 나와 인근 호텔에서 ‘손님들이 질색을 한다. 해결해 달라’고 요청이 와 이 대리가 현장을 다섯 차례나 찾아 벌레가 나오는지, 쥐가 나오는지 검사하기도 했다.
캠코에는 특히 고령층 고객의 문의나 항의가 많다. 2023년 고객만족도 분석 결과도 60세 이상 고객 만족도가 가장 낮았고, 이 부분이 전체 고객 만족도를 현저하게 떨어뜨렸다.
이 때문에 캠코는 자회사인 캠코CS 내에 시니어고객 전담 시니어 콜센터를 따로 만들어 일 대 일 맞춤 설명을 하고 대금 납부 안내를 했다.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공매 정보를 제공하고, 채권 인수 절차를 효율화해 채무 조정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시켰다.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 마음을 달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직원 대상 스트레스(번아웃 증후군) 진단과 힐링 명상, 오피스 요가 수업 등이 진행됐고, 찾아가는 CS교육을 통해 12개 지역본부에서 대민 현업 직원 222명을 대상으로 고객 응대 실습도 했다.
힐링 명상과 스트레칭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봤다는 이 대리는 “처음에는 ‘도움이 될까’ 회의적이었지만 힘든 고객과의 통화를 끊고 프로그램에 들어갔는데 정말 효과가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 경청과 성실한 응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