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나선 금융지주 회장들… ‘책임경영’ 적극 행보
BNK 빈대인 회장 6만여 주 등
7개 금융지주 수장 30만 주 보유
저평가 금융주 주가 부양 의지도
해외 출장서 투자자도 직접 만나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BNK금융과 4대 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책임경영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동시에 대표적 저평가주인 금융주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BNK·KB·신한·하나·우리·iM·JB 등 국내 7개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소유한 자사주는 총 31만 2595주로 집계됐다.
부산에 기반을 둔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총 6만 1885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 회장은 취임 후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가장 최근은 지난 4월로 1만 주, 지난해 2월과 7월에 각각 1만 주를 사들였다. 회장 취임 전 보유하고 있던 3만 1885주를 더해 총 6만 1885주를 보유 중이다.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은 김기홍 JB금융 회장이다. 2019년 6월(공시 기준) 이후 총 7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현재 16만 주를 보유 중이다. 빈 회장(6만 1885주), 황병우 iM금융 회장 (4만 727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1만 5132주),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1만 8937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1만 주), 양종희 KB금융 회장(5914주) 등이 뒤를 이었다.
회장 등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 새 사상 최고 실적을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주가가 그만큼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던 상황을 경영진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주는 주식 시장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 중 하나였다”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과 주요 투자자들에게 주가 부양의 뜻을 강하게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함께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되며 금융주는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태다.
당시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크게 추락했는데,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올랐던 금융주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영향이다.
실제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해 12월 3일 종가 기준 10만 1200원이었던 KB금융 주가는 12월 4일 9만 5400원과 5일 8만 5800원을 기록했다. 2거래일 동안 16%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5만 6400원→4만 9800원), BNK금융(1만 1880원→1만 1160원)도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에 힘입어 주가는 상당 부분 복구된 상태다. 이날 종가 기준 △KB금융 9만 5000원 △BNK금융 1만 340원 등을 기록 중이다.
한편 금융지주 회장들은 자사주 매입 외에 최근에는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주 서한을 보내는가 하면 투자설명회(IR)에 직접 나서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대표적이다. 올해 1분기 프랑스, 영국을 직접 방문해 경영 실적을 발표하고 주요 경영 현안을 설명했다. 지난해 5월에도 홍콩과 싱가포르, 지난해 10월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만났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