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도 드론 자격증 딴 남구, ‘산불 감시’에 진심
부구청장·녹지과 등 20명 취득
시도 다른 구·군에 ‘적극 권장’
부산남구청사 건물 전경
부산 남구청이 전국 최초로 구청장을 포함한 공원·녹지 분야 담당 전 직원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고 산불감시 예방 점검에 나서 눈길을 끈다. 조직이 ‘실전형 감시팀’ 체제를 갖추기 위해 향후 실무 교육과 훈련을 이어가며 드론 운용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남구청에 따르면, 최근 오은택 구청장을 비롯해 부구청장, 일자리환경국장, 공원녹지과 직원 전원 등 총 20명이 산불 감시용 드론 자격증(무인멀티콥터 4종)을 취득했다.
산불감시 업무와 관련해 구청장부터 실무 담당자까지, 전 업무 담당 결재선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전국 최초다. 오 구청장은 부산 지자체장 중 처음으로 드론 자격증을 땄다.
산불감시용 드론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지대나 험지에서 발생한 산불의 초기 징후를 신속히 포착할 수 있어 유용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현재 대부분 기초지차제는 드론 운용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각 구·군별로 담당 부서 직원 일부(1~2명 안팎)만이 드론 운용 자격증을 보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남구 공원녹지과는 지난 3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계기로 사전 예방과 초기 진화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구는 비상 상황에서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이라면 누구나 드론을 조종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원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 또 향후 부서나 근무지를 옮기더라도 드론 운용 지식을 활용, 전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도 담겼다.
직원들은 업무시간 외 개인 시간을 활용해 약 6시간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고, 필기시험에 응시했다. 합격 기준은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이다.
남구청 전익성 공원녹지과장은 “올해 초 대형 산불이 있었지만, 3년 전 금정구 아홉산에서도 대형 산불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며 큰 피해를 남겼다”며 “부산에서도 산불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구멍 없는 대응체계’의 필요성을 느껴왔다”고 설명했다.
남구는 올해 열화상카메라와 음성시스템이 탑재된 최첨단 산불 감시용 드론을 도입했다. 지난 21일 실시한 재난대응 훈련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산불 조기 발견부터 진화 후 잔불감시까지 진행했다.
남구는 앞으로도 드론 운영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동명대 드론교육체험센터 연계한 조종실습을 추진하고, 직원들의 상위 등급(1~3종) 자격증 취득도 장려할 방침이다.
부산시도 남구의 모델을 선례로 삼아 시와 다른 구·군에 드론 자격증 취득을 적극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부산을 넘어 타 시·도에도 ‘남구형 드론 감시체계’ 확대를 적극 홍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한영진 푸른숲도시과장은 “남구의 사례는 부산은 물론 타 시·도와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향후 드론장비 확보를 위한 예산 등 산림청 차원의 추가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