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28일 단일화 마지막 ‘데드라인’
이준석 "이번 선거 단일화 없다" 선언
MB, 김 후보에 "진정성 있게 설득하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만나 오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데드라인’이 다가왔지만, 분위기는 단일화 불발로 기울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상황 속 이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는 없다”고 재차 선언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꼽혔던 단일화가 암초에 직면하면서 보수 진영의 긴장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27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는 없다”고 재확인하면서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후보는 회견에서 “이 반전의 역사 위에 제가 퍼스트 펭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고정표를 바탕으로 여론조사 최대치까지 올랐다가 이제 추락만 남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있고, 추세로 밀고 올라가 끝내 이재명 후보를 뒤집을 에너지가 충분한 저 이준석이 있다. 국민의 선택은 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국민의힘 내에선 이날 밤 대선 후보 TV 토론회 이후인 28일 새벽 단일화 합의 가능성을 전망했다. 단일화 데드라인이 28일인 상황에서 양측이 만나 토론회를 벌인 뒤 깜짝 합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대선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새벽 단일화에서 비롯된 시나리오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는 사전투표 전날인 2022년 3월 3일 새벽께 안철수 후보와 깜짝 단일화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는 사전투표 직전 새벽에 후보직을 사퇴하고 윤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이준석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에 거듭 선을 그으면서 합의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 한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하겠지만, 더욱 쉽지 않게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를 막기 위한 보수 진영 연대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아직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28일은 김 후보와 이 후보 간 단일화 최종 데드라인이다. 두 후보가 28일까지 단일화를 할 경우 사전투표 용지에는 사퇴하는 후보의 이름 옆에 ‘사퇴’가 표기되고, 본투표 용지에는 두 후보의 이름이 기재된 채 투표소에 사퇴 안내문이 붙는다. 사전투표 용지는 당일 인쇄하기에 사전투표 전날인 28일이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국민의힘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최근 이 후보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는 논리를 홍 전 시장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른바 ‘준찍명’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 발언을 듣고 김 실장에게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에 이준석 뽑아서 김재원 같은 구태 싹 물러나게 해보자”며 “‘김문수 찍으면 김재원 대구시장 됩니다’ 이게 (김 비서실장이) 내심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준석에게는 몇 달째 2차 가해로 일관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김 후보와 만나 “국민들께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김 후보와 만나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조언하며, 김 후보에게 과거 200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자택을 여러 차례 찾아갔던 일화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